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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엔비디아 넘어올까"…'수율 안정화' 된 삼성, TSMC 추격발판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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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다른 제조 역량 고려"…'美 공장 연기' TSMC 3나노 수율, 삼성에 못 미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가장 탄력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TSMC 외에 다른 제조 역량을 고려할 것입니다."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 AMD를 이끌고 있는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공급망 강화를 위해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 외 대안도 찾고 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TSMC가 최근 들어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첨단 공정에서 TSMC와 유일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향후 반사이익을 얻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원들이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3나노(1나노=10억분의 1m) 공정 수율은 5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부터 수율 문제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6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하며 안정화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나노 수율 역시 최근 75% 이상으로, 3~5나노 파운드리 수율이 개선이 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특히 3나노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먼저 도입했다는 점에서 TSMC보다 기술이 한 수 위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에서 빠른 속도로 수율을 회복하며 안정화 된 모습을 보이자 TSMC에만 기댔던 팹리스 큰 손 고객들도 변심할 준비를 하고 있다. TSMC의 생산 능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첨단 공정 파운드리 가격마저 높게 책정된 탓이다. 실제 TSMC는 올해 3나노 공정 파운드리 가격을 웨이퍼당 1만9천865달러(약 2천544만원)로 책정한 데다 향후 미국 공장에서 생산될 물량의 가격을 30%가량 올려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공정으로 경쟁하고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밖에 없는 상태에서 삼성전자가 수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사이 TSMC로 고객사를 많이 빼앗겼다"며 "최근 삼성전자의 수율이 안정된 데다 3나노 수율에선 TSMC보다 더 높다는 점, 신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로 다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리사 수 AMD 회장 [사진=AMD 유튜브]

TSMC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빅테크 업체들이 점차 고개를 돌리게 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내년 가동을 목표로 했던 미국 애리조나 1공장에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도체 생산 시점을 당초보다 1년 늦은 2025년으로 미룬 것이 결정적이라고 봤다. TSMC는 내년부터 이곳에서 3.5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계획이 뒤틀리면서 이곳에서 반도체를 공급 받으려던 애플 등 일부 업체들도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됐다.

생산 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랐단 점도 문제다. TSMC는 현재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AMD, 퀄컴 등의 첨단 반도체를 맡아 생산하고 있는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이 같은 모습을 보이자 AMD를 이끌고 있는 수 CEO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대안을 찾겠다고 깜짝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TSMC 이외의 다른 기업에게도 제조 위탁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수 CEO는 "미국,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에 더 많은 제조 시설이 개발되고 있는 건 좋은 일"이라며 "우리는 유연성 확보를 위해 여러 지역에 제조 시설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TSMC에 반도체 칩 제조 대부분을 위탁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DM의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AMD가 AI 반도체 개발·양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해 줄 수 있는 곳이 TSMC와 삼성전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발언은 앞서 수 CEO가 'AMD의 나노 파운드리 공정 등 차세대 제품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넘길 수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최근 대만 기자들이 묻자 "한국 언론을 믿느냐"며 핀잔을 줬던 것과는 배치된 모습이다. 대만에선 TSMC에 이미 물량을 맡기고 있는 만큼 즉답을 피하기 위해 이처럼 말했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게 도전장을 내민 AMD 입장에선 결국 삼성전자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GPU를 생산하느라 TSMC의 생산 라인이 풀가동 되면 AMD 입장에선 TSMC뿐 아니라 삼성에게도 발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AMD와 삼성이 삼성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와 관련해 협업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양측의 협업은 향후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인스타그램 캡처]

여기에 삼성전자가 TSMC와 달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예정대로 지어 내년 말부터 4나노 양산에 들어갈 것이란 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20년 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 운영 중인 데다 현지에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놓고 있다는 점에서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TSMC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아 TSMC가 미국 공장 건설을 잠시 미룬다고 해서 빅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모두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양산을 TSMC보다 빨리 시작한다는 측면에선 수율을 개선하는 데 유리해져 TSMC로 이탈한 엔비디아, 퀄컴 등을 다시 끌어오는 데 다소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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