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10년 만에 진행한 생산직(기술직) 공개채용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합격자를 배출했다.
11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기술직 신규 채용 인원 400명 중 1차 최종 합격자인 200명을 선정해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했다.
금속노조는 이 가운데 6명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정확한 여성 합격자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이번 신규 채용은 회사 창립 후 여성 노동자에게 처음으로 열린 기술직 공채의 문"이라며 "추후 발표될 500명의 신규 채용 합격자 명단에 더 많은 여성 노동자가 배제 없이 채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기술직 4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연령·학력·성별 제한이 없는 파격적인 조건에 1억원에 육박하는 평균 연봉, 만 60세 정년 보장 등을 갖춘 일자리로 알려지면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선 '킹산직(생산직의 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목이 쏠렸다.
현대차에서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원자 수가 최대 18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접수 첫날에는 정보를 얻거나 서류를 접수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그간 현대차 기술직은 '금녀의 벽'으로 불렸다. 창사 이래 기술직 신규 공채에서 여성을 채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 기술직 직원 2만8천500여명 가운데 여성은 500여명(2%)에 불과하다. 사내 하청 소속이었다가 정규직 전환이 됐거나, 공장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추천 등을 통해 입사한 경우다. 공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신규 채용에 여성이 포함된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현대차가 여성 기술직 채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제조업 사업장에 모든 여성 노동자가 성별로 인한 차별 없이 채용돼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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