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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가전 끌고, 전장 밀고"…새 역사 쓴 LG전자, 삼성 영업익 또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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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역대 최대·영업익 9천억 육박…여름 가전 매출 증가 속 전장 '효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 경쟁에서 삼성전자를 가뿐히 넘어서며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 달성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에 신설된 LG전자 HE사업본부 R&D법인 전경. [사진=LG전자]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에 신설된 LG전자 HE사업본부 R&D법인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액이 19조9천988억원, 영업이익은 8천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사업의 질적 성장 가속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7%나 늘었다. LG전자는 2021년 2분기(9천1억원)에 역대 2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으나, 영업이익은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매출액은 19조7천204억원, 영업이익은 9천779억원으로 관측됐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오히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출액은 사업 구조적 측면에서 전장 사업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것이 호실적에 주효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회복 지연 및 시장 내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

1분기 실적을 합친 상반기 기준 매출은 2년 연속 40조원을, 영업이익은 3년 연속 2조원을 웃돌았다. 역대 상반기 중 매출액은 2번째, 영업이익은 3번째로 높았다.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6% 감소한 40조4천166억원, 영업이익은 12.6% 줄어든 2조3천90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 덕분에 LG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천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1조2천400억원)은 LG전자보다 1조원 이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양사의 실적의 희비가 갈린 것은 LG전자의 가전, TV 등의 사업에서 선제적인 재고 조정,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원가 개선 등의 체질 개선 전략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의 성장과 함께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점도 주효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전사 워룸(War Room) 태스크 등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라며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로,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전장 사업은 5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됐다. 높은 수주 잔고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LG전자 전장(VS)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와 비슷한 5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8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진 결과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장 사업의 성장은 기대 이상으로 평가된다"며 "자동차의 전장화, 전기자동차 비중확대, 거래선 다변화로 수주 잔고가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도 전장 사업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장 수주 잔고를 10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며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램프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본격 시작된 폭염 영향으로 LG전자 창호형 에어컨의 올해 6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대폭 증가했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본격 시작된 폭염 영향으로 LG전자 창호형 에어컨의 올해 6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대폭 증가했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역시 호실적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올 들어 폭염과 장마 전망이 이어져 온 가운데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이 늘어난 것이 도움이 됐다. 올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가정용 에어컨은 스탠드·벽걸이 외에도 창호·이동형 등 다양한 형태의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고객 수요 다변화에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창호형 에어컨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시스템에어컨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등 B2B 공조 사업도 성과를 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시장에선 H&A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이 8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이 6천억~7천억원대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해 2분기에 매출 8조676억원, 영업이익 4천322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하지만 수익성이 대폭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 확대, 볼륨존(대량 판매)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 기후 변화 및 에너지난 이후 히트펌프 중심의 시스템 에어컨 수요 확대로 이익 레벨이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프리미엄과 볼륨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수요 부진이 심각해 가전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LG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듯 하다"며 "하반기에도 가전 시장 내 LG전자의 강세는 계속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모델들이 LG 스탠바이미 고의 다양한 모드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LG전자 모델들이 LG 스탠바이미 고의 다양한 모드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LG전자의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수요 침체 지속에도 사업구조 고도화와 효율적인 비용 집행 등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HE사업본부는 2분기에 3조원 중반대 매출, 1천억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3조4천578억원)와 비슷하지만,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손실 189억원)과 달리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HE사업본부가 웹(web)OS 콘텐츠, 서비스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한 것이 주효했다. 또 'LG 스탠바이미 고' 등 고객의 시청경험을 혁신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신제품이 2분기에 새롭게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키움증권은 "TV는 2분기에도 양호한 수익성이 예상된다"며 "2018~2019년 32~55인치 중심 TV용 LCD(액정디스플레이) 패널 출하가 정점에 이르렀던 만큼, 올해부터 교체 사이클이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의 TV 출하량은 중국 기업들에 밀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 전분기 대비 12.3% 감소한 499만 대를 기록하며 4위로 밀려났다. 지난해까지 2위 자리를 지켰던 LG전자는 올해 1분기 중국 하이센스에 3위를 내어준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TCL에게도 역전을 허용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HE사업본부의 유통 재고가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흑자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호텔 TV 등 고객 맞춤형 제품에 힘입어 2분기 실적에 보탬이 된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의 BS사업본부는 호텔 TV, 사이니지, 에너지 저장장치 영업, PC 등을 담당한다.

증권가에선 BS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이 200억원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40% 증가했다고 예상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S 사업의 경우 유통 재고가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흑자 기조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BS 사업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BS 사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애플 에어플레이를 탑재한 호텔 TV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공간으로의 고객경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

LG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우호적이다. 엘니뇨 등 기후 요인에 따라 에어컨과 제습기 등 계절 가전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며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 하반기에 멕시코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이 예정돼 있어 LG전자의 전장사업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파워트레인은 올해 흑자 전환을 시도하고 당분간 연평균 50%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TV는 프리미엄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1위 업체(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진입 본격화, 중국 업체의 출하 확대로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웹OS 중심의 콘텐츠, 광고 등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체질 변화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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