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회사형 VC 활성화 추진"...모태펀드 설명회 이모저모

한국벤처투자는 14일 열린 모태펀드 운용계획 설명회에서 영상 콘텐츠에 대한 투자조합 심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대표펀드 관리자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100여 명의 벤처캐피털 업계 사장 및 관리직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선을 집중했다.

실무적으로 펀드 선정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벤처투자의 조병식 펀드운용팀장은 다양한 형태의 투자조합 중 영상 콘텐츠 관련 조합의 심사를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영화산업 거품, 벤처캐피털이 제거해야"

조 팀장은 "영화산업은 벤처 붐 이후 '거품'이 남아있는 마지막 산업이라 본다"며 "여러분(창투업계)이 그 '거품'들을 제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펀드를 신청한 14개 창투사 중 어떻게 투자원금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것인지 명시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며 "모두가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 다시 한 번 신청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소 영화 제작사의 경우 아직까지 거래관계가 불투명하고 재무적으로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곳들이 많은 만큼, 철저히 '거품' 제거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유한회사형 벤처캐피털 활성화 나선다

이와 함께 조 팀장은 각 투자조합별로 대표펀드 관리자에 대한 평가에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기업 그룹 출신의 대표이사를 대표펀드관리자로 내세워 신청을 한 곳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과거 대표의 경력과 관계없이 0점 처리 하겠다"며 "설명회 이후 즉시 대표펀드관리자를 바꿔 신청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모태펀드 출자를 계기로 대표펀드 관리자의 역량을 강화해 유한회사(LLC)형 벤처캐피털의 양산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정부도 벤처활성화 보완대책을 통해 벤처캐피털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있는 LLC형 창투사의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팀장은 "LLC와 관련해 국내에서 이미 4년여 전에 법규가 마련됐지만 투자금 유치가 어려워 활동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투자조합 출자 후 실력이 있는 펀드운영팀은 독립해서 LLC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선손실충당 적용, 각 LP따라 다를 것"

한편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들은 모태펀드의 출자비중 및 관련 제한규정, 2차 출자금 집행시기 등에 관심을 보였다.

투자조합 운용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우선손실충당제도와 관련해 조 팀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각 유한책임사원(LP)에 따라 따로 우선손실충당을 요구할 수 있으니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벤처투자의 출범이 지연되면서 부득이 집행시일이 촉박해진 2차 출자금 배정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청과 협의를 거쳐 다음주 중 각 창투사에 향후 계획을 전달할 예정이다.

◆참석자들 "벤처캐피털 선진화 유도 바람직"

권성철 한국벤처투자 사장을 비롯해 조 팀장까지 설명회 내내 모태펀드 투자조합 선정 및 관리에 있어 '원칙'을 강조했다.

정부자금의 불합리한 출자 관행을 버리고 철저히 실력과 비전을 평가해, 수익성과 공공성이라는 모태펀드 운용의 기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벤처투자 측은 투자조합과 관련된 프리젠테이션(PT)의 시간과 방법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전반적으로 벤처캐피털 업계의 선진화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한 벤처캐피털 업체 이사는 "투자조합 설명회를 준비하는데 있어 일이 많이 늘어나게 됐지만, 한국벤처투자 측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한 개선방향을 명확히 짚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