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언틱이 증강현실(AR) 후속작들의 연이은 부진과 경영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실상 포켓몬고를 제외하고는 흥행 무덤에 빠지면서 AR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나이언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사무실을 일부 폐쇄하고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직원 230명 이상을 해고했다. 90명의 직원을 해고한 지 1년여 만이다. 지난해 나이언틱의 직원이 1천50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 직원의 20%를 감원한 셈이다.
팬데믹 기간 확대한 인력과 인건비 부담도 컸지만 포켓몬고 이후 내놓은 후속작들이 부진한 이유가 컸다.
미국에 본사를 둔 나이언틱은 2016년 출시한 모바일 위치기반서비스(LBS) AR 게임 포켓몬고의 선풍적인 인기 이후 유명 지식재산권(IP)과 결합한 AR 게임을 연이어 선보였다.
하지만 후속작이 번번이 무너졌다. 해리포터 IP를 활용해 기대를 모았던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은 흥행 실패로 2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피크민 블룸'은 게임성보단 산책 등 기능성 앱에 가깝다는 혹평을 받았다.
전미농구협회(NBA)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NBA 올월드'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마블 IP 기반의 '마블 월드오브히어로스'는 개발이 중단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서도 'AR 게임'의 수난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부터 진행한 AR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 프로젝트를 사업적으로 판단해 중단했다. 이 프로젝트를 개발하던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썸에이지 등 국내 중견 개발사들도 AR 게임을 내놨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AR게임의 경우 기술적 접근이 어려워 휴대폰 사양을 크게 요구하고, 위치기반사업도 복잡해 제작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포켓몬고가 AR게임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IP가 수요층을 확보하기 어려워 그만한 수고를 들여 내놓아도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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