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텃밭'인 강남에서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무기를 꺼냈다. '애플 강남'과 불과 600m 떨어져 있는 곳에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어 국내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는 애플을 견제하고 젊은 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정호진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28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해 "삼성이 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이라며 "이곳에서 젊은 고객들이 다양한 삼성의 기기와 교육을 체험하고 만남의 장소로도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오후 5시 공식 오픈하는 '삼성 강남'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층 약 2천㎡ 규모로 구성된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다. 삼성전자는 이 공간을 MZ세대를 위한 플레이그라운드로 정의하고 ▲제품 체험과 고객 서비스는 물론 ▲소통과 배움의 커뮤니티 ▲하이테크 미디어 체험 ▲브랜드 협업 이벤트까지 다채롭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현정 삼성전자 리테일그룹 상무는 "MZ만의 공간이라기보다 이 인근의 직장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매장 곳곳에 표현돼 있는 것들을 통해 젊은 층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삼성 강남'은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 솔루션 '인스토어 모드(In Store Mode)'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방문 고객은 스토어 내 사이니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층별 안내와 참여 가능한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2층에는 삼성전자 제품 체험이 가능한 '리테일 도슨트' 부스가 마련돼 있다. 방문객은 원하는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해 영상으로 제품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진열되지 않은 제품의 스펙도 비교할 수 있다.
3층에는 삼성전자의 TV와 생활가전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비스포크 홈메타(Bespoke Home Meta)' 부스도 있다. 이곳에선 자신의 집과 비슷한 구조의 3D 가상주택에서 본인이 원하는 제품과 색상을 선택∙배치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 같은 층에는 성수동의 유명 커피 전문점 '센터커피'도 입점했다.
'삼성 강남'은 3층과 4층에서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과 직장인이 선호하는 강남역 인근의 지역적 특성과 자기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해 다양한 주제의 차별화된 클래스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 임직원이 직접 들려주는 사내 스토리 '사내(社內)진미'가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내 진미'는 월 1회 진행된다.
MZ세대를 겨냥해 갤럭시 전용 액세서리 브랜드 'SLBS' 스튜디오를 입점시킨 것도 주목된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온라인몰인 삼성닷컴에서 주문한 제품을 '삼성 강남'에서 직접 받아 볼 수 있는 '픽업' 서비스도 3층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이곳에서 테스트 한 후 고객 반응에 따라 향후 전국 삼성 스토어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4층에선 압도적 규모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더 월'을 통해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한편, 게임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된다.
김성욱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 강남'에서 가장 신경써서 마련한 곳은 기기 간 연결성을 강조한 '스마트싱스' 체험 공간"이라며 "'삼성 강남'의 하루 평균 예상 방문객은 2천 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년 가까이 '삼성 강남' 같은 체험형 공간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지역을 살펴봤지만, 강남 지역이 삼성 기기에 대한 메시지를 젊은 층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봤다"며 "해외에선 뉴욕 등에 '삼성 강남'과 같은 체험형 매장이 있지만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만큼 올해 '삼성 강남'에 집중해 운영한 후 향후 2~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강남'은 애플이 지난 3월 선보인 '애플 강남'과 600m 거리에 불과하단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매장 명칭 역시 애플 견제 차원에서 '삼성 강남'으로 정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삼성 강남'을 기점으로 애플의 국내 확장 전략에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봤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와 올해 서울에 3곳의 애플 스토어를 오픈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애플 가로수길', 2021년 '애플 여의도'까지 총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핫플레이스인 강남역을 중심으로 삼성과 애플이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나란히 선보이면서 MZ세대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MZ세대 사이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삼성 강남'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삼성 강남'은 새로운 혁신 가치를 다채롭게 전하고 미래형 체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새로운 콘셉트의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라며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진정성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로 차별화된 브랜드 체험과 친밀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애플)가 여러 활동을 통해 젊은 층에게 인정 받는 제품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경쓰고 있다"며 "'삼성 강남'을 통해 삼성전자도 젊은 층에게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사진=곽영래 기자(ra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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