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 세이기너, PBA 데뷔 무대서 우승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튀르키예(터키) 출신으로 '미스터 매직'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세미 세이기너(휴온스)의 '경주 매직'이 이뤄졌다. 프로당구협회(PBA) 투어 최초로 데뷔 첫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미는 19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서 이상대(웰컴저축은행)를 맞아 세트 스코어 4-0(15-5 15-0 15-12 15-5)으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세미는 우승 상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

4-0 세트 스코어는 역대 결승전 사상 네 번째로 나온 기록이기도 하다. 세미는 이로써 지난 2019년 프로당구 출범 후 데뷔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오랜 기간 '세계 톱랭커'이자 세계캐롬연맹(UMB) 랭킹 10위 로 활동하다 지난 4월 프로행을 선언한 뒤 PBA로 왔다. 그런데 국내·외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도 기존과는 다른 경기 시스템과 환경에 적응하는데 적잖은 애를 먹었다.

세미 역시 PBA무대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이는 기우였다.

세미는 결승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이상대를 꺾었다. 그는 6연승으로 내달리며 결승에 올라 3이닝째 횡단 샷을 이용한 첫 득점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4득점을 올린 뒤 뱅크샷과 옆돌리기도 무난하게 성공하며 11-0까지 치고 나갔다. 반면 이상대는 세트 초반 얻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세트에 이어 2세트도 세미는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매 타석 이상대가 공타로 돌아서는 가운데 세미는 공타 없이 5이닝동안 10득점을 채웠다. 8이닝째 남은 5득점을 뱅크샷 없이 차곡차곡 쌓아올려 15점을 채웠다.

이상대는 3세트에선 힘을 냈다. 10이닝까지 10-10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상대는 먼저 2득점해 12-10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공을 이어받은 세미가 3득점으로 13-12로 역전했고 12. 13이닝에서 각각 1득점씩을 더해 15-12로 3세트도 따냈다.

그는 승기를 잡았고 여세를 몰아 4세트서도 첫 이닝부터 4득점, 3이닝서 1득점으로 치고 나갔다. 이상대도 추격을 하며 5-5를 만들었으나 세미는 5이닝부터 6이닝까지 각각 2, 3득점을 뽑아내 10-5로 차이를 벌렸다. 7이닝에선 5득점을 연타로 쓸어담았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미는 결승전을 마친 뒤 PBA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정말 행복하다. 지금 이 순간은 내 당구 인생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라며 "첫 투어만에 우승하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회 한 경기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은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휴온스)이 선정됐다. 팔라존은 상금 4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초 15점을 한 큐에 달성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TS샴푸 퍼펙트큐'는 김현우(NH농협카드)가 수상했다. 김현우는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