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불황에 빠진 가전업계가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각인 시키는 한편, 이들을 통한 신규 수요를 창출해 프리미엄 가전 저변 확대를 노리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프리미엄 에어컨 브랜드 '휘센'의 모델로 가수 크러쉬를 선정했다. 23년간 선보인 '휘센' 에어컨의 이미지를 MZ세대에게 새롭게 각인시키고자 크러쉬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영상도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휘센' 에어컨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상징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는 삶'을 표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크러쉬와 함께 '휘센(WHISEN)' 브랜드의 철자를 180도 뒤집어 만든 '내심(NESIHM)'을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휘센과 함께 고객이 내심 바라던 쉼이 있는 삶을 위한 반전을 시작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MZ 노린 LG전자, 연예인으로 주력 제품 알리기 안간힘
LG전자는 최근 래퍼 지코와도 손잡고 신발관리용 가전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와 '슈케어' 한정판을 출시했다. 지코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표면을 디자인한 것으로, 딱 100개만 오는 14일 오후 9시부터 LG전자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라이브방송 '엘라쇼'에서 판매를 하기로 했다.
한정판 슈케이스는 70대, 슈케어는 30대뿐이다. 슈케이스에는 지코의 사인과 함께 고유 넘버를 새겨 한정판의 가치를 더했다. 출하기준 가격은 슈케이스 49만 원, 슈케어 169만 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더 비싸다.
LG전자가 지코와의 협업을 택한 이유는 슈케이스·슈케어를 구매하는 주 고객이 20∼30대기 때문이다. 3월 말 출시된 후 슈케이스 구매 고객 중 30대 비중은 50%에 육박했고, 슈케어 역시 30대 고객 비중이 30%를 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코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아티스트인데 그림도 잘 그리고 디자인 감각도 있다"며 "7월에는 지코의 2차 스페셜 에디션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올 초 LG 노트북 '그램'을 출시할 때도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선정해 주목 받았다. 특히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 디자인을 더한 'LG 그램 스타일 뉴진스 리미티드 에디션'은 온라인 라이브방송에서 판매 시작 6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하이브 손잡은 삼성, TV 접점 확대 총력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하이브와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오는 8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하이브 인사이트 삼성(HYBE INSIGHT SAMSEONG)'에서 열리는 '더 데이드림 빌리벌즈(The Daydream Believers) : 꿈, 마침내' 전시회에 참여해 85형부터 55형까지 총 7대의 더 프레임과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을 통해선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투모로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 아티스트 5팀, 총 37명의 초상 사진이 전시된다. 총 2층 규모의 전시회는 사진 촬영 스튜디오를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초상 사진 외에 아티스트들이 착용했던 의상과 세트, 소품들도 전시된다.
◆식상해진 가전, 젊은 연예인으로 이미지 개선 노려
이처럼 가전업계가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연예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오래되고 식상해진 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가장 높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2021년 4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후 주력 제품이 TV·냉장고 등으로 한정돼 MZ세대에게 각인될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 뉴진스·지코 등을 잇따라 모델로 앞세우며 젊은 기업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예인 마케팅 외에도 젊은층이 재미있게 제품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금성오락실', 노트북 사용자들의 온라인 놀이터 '재미' 등을 오픈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00년 전에 나온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들은 성숙할대로 성숙한 사업으로 휴대폰에 비해 젊은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며 "신혼부부나 엄마들만 지갑을 여는 가전 제품의 이미지를 벗고자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함과 동시에 연예인들도 적극 앞세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MZ세대가 소비의 축으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올드한 이미지를 가진 주력 제품이 많은 가전 업체들이 미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MZ세대들에게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뿐 아니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올림으로써 이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더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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