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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벗어나라" 홈쇼핑 업계의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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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자 수 감소에 이어 송출수수료 부담까지…생존전략 찾기 안간힘
TV·모바일 연계 강화, 라이브 커머스, PB 론칭 등 다양한 방안 모색 나서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홈쇼핑 업계가 TV 방송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TV 시청자 감소 추세와 갈수록 증가하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으로 전망이 어두운 탓이다. 과거에는 TV 영향력이 막강해 홈쇼핑이 TV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현재는 모바일 이커머스의 시장 지배력이 크게 증가한 것도 큰 요인이다.

이에 업계는 모바일 전환 가속화를 위해 TV와 모바일 간 연계 강화, 라이브 커머스 강화, 자체브랜드(PB) 론칭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GS샵은 지난 3월 TV 홈쇼핑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연결하는 크로스 라이브 방송을 선보였다. [사진=GS샵]
GS샵은 지난 3월 TV 홈쇼핑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연결하는 크로스 라이브 방송을 선보였다. [사진=GS샵]

8일 업계에 따르면 GS샵은 모바일 전환을 선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을 통한 주문 비중은 매출액 기준 60%에 달했고, 앱의 월간 방문자 수(MAU)는 400만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샵은 TV와 모바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 '크로스 라이브' 방송을 처음 선보였다. TV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동시에 진행하며 양 방송의 진행자들이 서로의 채널을 넘나들며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GS샵은 첫 크로스 라이브 방송에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수준인 197%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추가 진행한 방송에서도 목표보다 70%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TV를 보면서 모바일 앱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함께 보는 걸 의미하는 교차 시청률은 최소 평균 1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샤피라이브'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GS샵 샤피라이브는 현재 1일 최대 14회 방송을 운영하고 있는데, 평균 시청자 수는 약 1만2천명 수준이고, 매 방송에서 평균 1천명 이상이 채팅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단독 판매 상품 확보를 통해 모바일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가 가성비를 갖춘 PB를 운영하는 것처럼 단독 판매 상품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모르간', '라삐아프', '스테파넬' 등 10개의 단독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골프웨어 '애시워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벤시몽' 등을 중심으로 단독 운영 브랜드를 확장 중이다.

GS샵 관계자는 "최초 TV홈쇼핑 사업자로서 쌓아온 영상 콘텐츠 기반의 미디어 커머스 역량과 라이브 커머스만의 강점을 결합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원플랫폼은 TV홈쇼핑부터 T커머스, 이커머스, 모바일 라이브, 유튜브 등 SNS까지 회사가 보유한 전체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걸 말한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전략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브랜딩 플랫폼으로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이전에는 각 채널별로 적합한 상품을 따로따로 소싱하고 단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제는 브랜드에 적합한 전략적 멀티 채널 구성을 제안하고 제품 콘셉트에 맞춰 콘텐츠 커머스를 기획하고, tvN을 비롯한 CJ ENM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광고 등을 제공한다.

올해부터 본격화된 원플랫폼 전략의 성과는 점차 가시화되며 그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가구 브랜드 자코모의 '블레스 시리즈 에디션 소파'를 TV홈쇼핑 최초로 공개했는데, 당일 주문금액은 약 27억원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당일 주문금액 27억원은 자코모 창립 이후 일일 최고 매출 기록"이라며 " 12일간 다채로운 채널을 통해 자코모를 소개한 결과 40억여 원의 주문금액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비-포레스트:이상한 DDP의 벨리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비-포레스트:이상한 DDP의 벨리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통해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벨리곰은 지난 2018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인데 공공전시, 유튜브 채널 업로드, 각종 업체와 협력 등을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을 직간접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벨리곰을 적용한 가방, 골프공, 컵, 문구상품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데 2022년 3월 론칭 이후 누적 매출액은 약 50억원이다.

롯데홈쇼핑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통한 차별화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가상인간 쇼호스트 '루시'를 통한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루시는 첫 데뷔 방송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 제품들을 판매했는데 방송 시작 25분 만에 모든 상품이 판매됐다.

현재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은 딥페이크 방식을 활용해 모델이 대신하지만 기술 고도화를 통해 자체 목소리를 개발하고, AI 기술을 통해 대역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루시를 구현할 예정이다.

가상 팝업스토어도 선보였다. 지난 2월 VR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팝업스토어 체험이 가능한 '핫바(핫vr)' 서비스를 론칭했다. 화제가 됐던 팝업스토어를 그대로 재현해, 실제 매장을 돌아다니듯 둘러보고 판매됐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전국의 유명 장소를 VR로 구축해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부터 TV 채널을 통해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예능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해당 방송에서 소개된 제품이 롯데홈쇼핑에서 주문금액 50억원 이상을 달성하자 지난 2월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향후 인플루언서와 연계해 푸드, 토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플랫폼 다각화와 상품 경쟁력 확대를 위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PB 및 단독 소싱 상품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채널을 다양화하고 4050 여성 위주였던 기존 TV홈쇼핑 고객층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를 '쇼라'로 리브랜딩 한 뒤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프로그램을 잇달아 론칭했다. '희귀템' 수요가 높은 2030을 공략하기 위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인기 아이템을 판매하는 '구해왔쇼라'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쟁여두쇼라'도 론칭했다.

'쟁여두쇼라'에서는 물티슈 등 2030 수요가 높은 생필품을 현대홈쇼핑이 자체 기획·생산한 제품을 판매한다.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홈쇼핑은 PB 기획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쇼라 전담 상품기획파트도 신설했다. 쇼라 전용 PB 또는 단독 소싱 상품을 기획하는 일 등을 전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 말 유명 방송인 권혁수가 출연하는 유튜브 예능 '앞광고 제작소'를 시작했다. 유튜브에 송출하는 앞광고 제작소에서 특정 제품에 대해 할인율이 결정되면 해당 가격으로 현대홈쇼핑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라에서 판매를 진행한다.

유튜브와 온라인몰, 라이브 커머스 등 3개 채널을 연계 운영해 플랫폼을 다각화를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차별화된 모바일 플랫폼 이용 경험으로 2030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스토아가 올해 '헬렌카렌' SS 신상품을 공개했다. [사진=SK스토아]
SK스토아가 올해 '헬렌카렌' SS 신상품을 공개했다. [사진=SK스토아]

T커머스 업계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스토아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지난해 4월 전용 스튜디오를 새롭게 구축했다.

PB 패션도 성과가 좋다. SK스토아는 여성 패션 PB '헬렌카렌'과 남녀 일상 패션 PB '인디코드'를 각각 지난 2019년, 2021년 론칭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PB 누적 주문 금액은 750억원을 돌파했다. 헬렌카렌은 SK스토아 여성 패션 카테고리에서 매출액과 재구매 고객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T알파 쇼핑은 PB와 라이선스 브랜드(LB) 등 신규 브랜드 발굴 및 브랜드 사업 확장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자체 패션 PB '르투아'는 론칭 두 달여 만에 주문액 1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4월에는 올해 봄·여름(S·S) 시즌 라인업을 출시해 첫 방송을 진행했는데 3억5천만원의 주문액을 기록해 목표 대비 247%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르투아는 현재까지 누적 주문액 250억원, 누적 주문수량 20만건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또한 KT알파 쇼핑은 최근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젝시오(XXIO)'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내년 젝시오의 국내 최초 골프웨어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조스진(Joe’s Jeans)'은 오는 가을·겨울(F·W)시즌 사업 전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산업의 하락세 전망이 나오면서 업체들이 '탈 TV'를 추구하고 있지만 이는 'TV 홈쇼핑을 버린다'라기 보다 'TV 홈쇼핑 중심에서 벗어난다'라는 의미에 가깝다"며 "이를 위해 모바일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자체브랜드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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