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면직됨에 따라 김효재 위원이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비상체제로 돌입한 방통위 첫 전체회의가 날선 공방으로 마무리됐다. 안건 상정 방식과 방통위 3인 체제 운영에 대한 법률 자문 필요성을 놓고 여야 설전이 이어졌다.
방통위는 7일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주재로 제 16차 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날 방통위 회의는 지난 3월 21일 TV조선 재승인 심사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 영향으로 회의가 중단된 이후 재개된 첫 회의다. 회의에는 지난달 3일 대통령 추천으로 임명된 이상인 상임위원, 지난 1일 임명된 조성은 사무처장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안건 논의에 앞서 김 직무대행은 "비상 상황에서 방통위원장 직무를 대신하게 된 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그 무게가 막중함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달 30일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됨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방통위원장 업무를 대신해 오고 있다.
이어 이상인 위원은 "현재 위원회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직무대행을 맡은) 김효재 위원과 호흡을 맞춰 5기 방통위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성은 사무처장도 "어려운 상황에 사무처장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고 걱정도 되지만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이상인 위원을 잘 보필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인 위원은 본 안건 외 부위원장 호선 진행의 건과 윤석년 KBS 이사 해임제청안 동의 안건을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 위원은 "현재 방통위가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김효재·김현 위원 임기가 오는 8월 23일 만료되는 만큼 석 달 가까운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는 것"이라면서 방통위 내 부위원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어 "윤석년 이사의 경우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며 재승인 점수조작 관련 의혹으로 방송법 기본원칙인 공정성과 공공성 등을 훼손했다는 혐의가 있다"면서 "KBS 이사회에서도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 장기간 이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윤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을 검토하지 않는 것은 (방통위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차주 월요일에 있을 비공개 간담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현 위원은 "통상적으로 (안건 상정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48시간 전에 보고하고 24시간 안에 상정, 공개 안건으로 논의하는 것이 전례"라면서 "전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3인체제 운영에 대해서도 "이번 주 안에 사무처에서 법률 자문을 먼저 구해달라"며 따져 물었다. 김 위원은 "지난 2017년에도 위원장이 공석인데다 3인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면서 "당시 법률자문을 4군데서 구했고 이에 기초해서 운영했다. 3인체제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자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사회적 합의와 많은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방통위원 구성인원인) 5인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적절하므로 법적 자문을 구하지 않고 월요일 회의에 소집돼 (안건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법적 위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방통위 설치와 회의 운영에 대한 법률 및 관련 규칙이 다 마련돼 있고, 회의 소집 및 의사 결정에 대한 정족수도 명확히 규정돼 있다"면서 "위원회 회의는 재직 위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어 충분히 의결 정족수를 충족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또 "만약 의결한 부분이 나중에 법률적으로 유효한지 문제가 되면 그 때 재판이나 추가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먼저 자문을 받거나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법률자문을 받을것인지, 말 것인지의 권한은 제게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서 사무처와 처리하겠다"며 "차기 회의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며 회의를 마쳤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2023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세부계획 관련 건 ▲라디오방송국(FM) 신규허가 기본계획 관련 건 2가지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돼 원안이 모두 가결됐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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