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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체포동의안' 가시화…'내부 고민' 깊어지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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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수' 딜레마, '추가 체포안' 등 부담
당내 "尹·李로 안 끝나…추가 대응 고민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검찰이 지난 24일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돈봉투 체포동의안' 정국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두 사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는 26일 법무부로부터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접수했다. 두 사람의 체포동의안은 오는 30일 본회의에 보고되며 6월 중순께 표결이 유력하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사이에 표결해야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표결 시한을 다음 본회의까지 연장할 수 있다. 오는 30일은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이며 여야는 6월 첫 본회의를 오는 12일(대정부질문)부터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찬성)은 재적의원 과반 참석에 반수 이상 찬성이 요건으로 원내 다수당(167석)인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부결(반대)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노웅래·이재명 체포동의안의 부결을 주도해온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민주당의 '외통수 딜레마'로 당내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 돈봉투 의혹에 대한 '꼬리 자르기' 비판에 직면하고, 부결시켜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연이은 체포동의안에 대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상당하다"며 "어느 쪽을 선택해도 비난은 피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관석 의원이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윤관석 의원이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또한 검찰이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돈봉투 의혹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김영철) 관계자는 이날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을 상당 부분 특정했다"며 "증거 수집 절차를 거친 뒤,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동료 의원에 대한 추가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시작으로 계속 체포동의안을 보낼 텐데, 그때마다 의원들을 다 내보내는 것도 무리"라며 "윤·이 의원을 날린다고 끝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추가적인 대응을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현재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을 10~20명 가까이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윤·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의원 자율투표'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모두 탈당한 상태인 데다 지난 노 의원과 이 대표 표결에서도 민주당은 '당론 없는 자율투표' 원칙을 유지했다는 이유다. 서영교 당 최고위원은 26일 라디오에서 "(당론 결정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 등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실제 표결(12일)까지 시간이 있어 의총 등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적으로 청취하는 절차가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금품 전달 기록이라고 알려진 '이정근 노트'가 공개되면서 민주당은 다시 내홍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전 부총장은 윤관석 의원 등과 함께 돈봉투 의혹 핵심 관련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 매체는 26일 이정근 노트를 근거로 설훈·이원욱·고용진·김병욱·김영진 민주당 의원을 연루자로 특정하는 보도를 냈다. 해당 의원들은 모두 이날 일제히 반박 입장문을 내고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출처도 불분명한 문건(이정근 노트)을 가지고 소속 의원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당 차원의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정근 노트가 검찰에서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서울중앙지검은 "이정근 노트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여당은 이정근 노트와 관련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며 공세를 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한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권력 부패 스캔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민주당이 보여준 부정부패 스캔들 속에서 그저 사실무근이라 우기는 것이 국민께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돈봉투 의혹의 장기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민주당)는 빠른 수사를 원하지만, 검찰에서 과연 그렇게 하겠느냐"며 "잘못하면 올해 내내 검찰에 붙들릴 꼴이다. 지도부가 장기적인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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