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지난달 4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의 팔목엔 낮익은 기기 하나가 채워져 있었다. 지난해 8월 공개된 '갤럭시워치5 골프 에디션'이었다. 노 사장은 이 제품과 연동된 자신의 '갤럭시폰'을 통해 지난 밤 7시간 20분 동안 충분한 잠을 잤음을 인증하며 "원래 시계 등을 걸치는 걸 싫어하는데, '갤럭시워치'는 수면 패턴을 체크해줘 건강 관리에 도움을 많이 받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 사장도 반하게 한 '갤럭시워치5 골프 에디션'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으로 2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혼 팍(Hon Pak)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 상무는 '삼성 헬스'를 꼽았다. 팍 상무는 지난 2020년 미국 법인을 통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의사로, 30년간 헬스 케어 전문가로 활약했으며 올 초부터 '삼성 헬스'의 글로벌 총괄을 맡고 있다.
팍 상무는 "2012년에 출시한 '삼성 헬스'는 매월 전 세계 6천4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건강 솔루션"이라며 "'삼성 헬스'와 '갤럭시 워치'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기능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1년 새 사용자 2배 늘어난 '삼성 헬스'…글로벌 건강 솔루션으로 진화
2012년 출시된 '삼성 헬스'는 삼성전자의 건강 관리 솔루션으로, 수면, 피트니스, 마음 건강 서비스, 건강 지표 모니터링을 아우른다. 글로벌 건강 솔루션으로 자리 매김했으며 매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갤럭시워치'를 중심으로 '삼성 헬스'의 전략이 개편됐고, 지속적인 고도화 과정을 거쳐 ▲2020년 혈압·심전도 ▲2021년 바이오 액티브 센서 ▲올해는 '갤럭시워치5' 온도 센서를 활용한 여성 생리주기 예측 등으로 진화했다.
팍 상무는 "생리 주기 파악은 체온 변화의 추세를 감지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며 "매일 4시간씩 5일을 착용해 기초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측정 시간이 짧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 배란일과 가임기 등도 직관적으로 알려줄 것"이라며 "증상과 기분을 입력하면 생리 주기 단계에 맞는 팁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향후에는 혈압 측정 기능도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레이저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비침습 혈당 모니터링 기술을 보유한 독일 디아몬트테크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팍 상무는 이날 '삼성 헬스' 미래 전략의 큰 축 중 하나로 '수면 기능'을 내세웠다. '수면 기능'은 지난 2015년부터 '삼성 헬스'에 탑재됐고, '갤럭시워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꼽힌다.
그는 "양질의 수면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필수적이며 건강 전반에 연결돼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정상적으로 수면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신적, 육체적 피로 뿐만 아니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우울증 등 건강 질환 발생과 졸음운전 등 일상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며 실제 갤럭시 워치 사용자 중 매주 1회 이상 수면을 측정한 사용자가 지난해 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했다"며 "갤럭시 워치 전체 사용자 중 절반이 매주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40%는 최소 주 3회 이상 꾸준히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자신의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질 높은 '수면'에 초점 맞춘 삼성…개인화 된 기능으로 경쟁력 ↑
'갤럭시워치'에 탑재된 '바이오 액티브 센서'도 수면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층 더 도움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가속도 센서는 수면 중 뒤척임 정도를 측정해 수면 사이클을 파악하고, 광학심박센서는 심박과 산소포화도를 바탕으로 수면의 깊이를 분석한다. 더불어 혈압, 심전도 등을 측정해 사용자의 심장 건강 모니터링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의 사용자를 더 늘리기 위해 8가지 동물 유형으로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구성, 펀(Fun) 요소도 가미했다. 사용자는 자신의 누적된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8가지 수면 동물 유형 중 본인에게 맞는 동물 유형을 추천 받게 되는데, 삼성전자는 실제 연구기관과 함께 이를 개발했다. 8가지 동물 유형은 의료 업계에서 정의하는 각각 동물의 기본적인 특성과 수면의 세가지 요소, 수면 압박, 각성, 생체 리듬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자신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수면 중에도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펭귄'을 한 유형으로 분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삼성전자는 숙면을 위한 적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삼성 헬스'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갤럭시폰·워치 등 모바일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과 연계하는 '삼성 스마트싱스'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가 보다 최적화된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갤럭시워치'가 사용자가 잠이 든 시점을 인식하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조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침실 커튼이 닫히는 식이다.
팍 상무는 "작은 요소도 수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갤럭시워치 센서의 후면 불빛 등 세심한 부분도 자동으로 셋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수면 관리' 기능 외에 개인화된 '피트니스' 기능과 강화된 '건강 모니터링' 기능도 선보여 '삼성 헬스'의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팍 상무는 "삼성 헬스는 사용자의 심폐 능력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신체 능력을 파악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5단계의 심박 구간을 제공해 운동 강도를 안내하고 가이드 한다"며 "사용자는 몸풀기부터 고강도 유산소 운동까지 5단계의 강도 중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 본인의 신체 능력에 맞춰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의 종합적인 건강 관련 기능을 더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기관과 헬스 서비스 파트너들과의 협업도 더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병원, 대학, 연구기관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헬스 알고리즘과 기능을 개발하고 삼성 헬스 경험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또 최근 연구기관들이 쉽게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된 헬스 스택을 발표하기도 했다.
팍 상무는 "사용자들의 신뢰도를 더 높이기 위해 최근 다양한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나아가 개방적 협업 철학을 바탕으로 보다 나라별 기준에 맞춰 진화된 종합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업계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삼성 헬스, '애플워치' 벽 넘을 신무기?
이 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에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갤럭시워치'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워치'의 핵심인 '삼성 헬스'의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경쟁사인 애플이 '애플워치'로 위세를 떨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갤럭시워치'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8%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애플워치' 점유율은 5%포인트가 늘어 43%에 육박했다. '갤럭시워치' 점유율의 5배가량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삼성 헬스'를 디지털 헬스케어 중요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갤럭시 워치' 판매량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팍 상무는 "삼성 헬스가 갤럭시의 혁신 기술과 사용자의 건강을 연결하는 허브로 발전하고 있다"며 "혈압, 심전도, 여성 생리 주기 등 다양한 기능이 업데이트 되고 있고 하반기 출시될 새로운 갤럭시 워치의 추가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은 보다 강력한 건강 관리 기능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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