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유니폼 입은 황민경 "미래를 함께하자는 진심에 이적 결심"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33)을 움직인 것은 IBK기업은행 사령탑 김호철 감독이 제시한 확실한 비전과 진심이었다.

기업은행은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황민경을 보수 총액 4억 5000만원(연봉 3억 2000만원·옵션 1억 3000만원)에 영입했다.

최근 두 시즌을 아웃사이드 히터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와 함께 한 기업은행. 2023-24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뽑겠다는 구상이기에 황민경의 영입은 필요 과제였다.

황민경은 키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날카로운 서브도 겸비했다. 리베로 신연경과 팀의 후방을 책임져준다면 기업은행이 추구하는 빠른 배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6시즌 동안 현대건설에서 뛰며 주장으로도 활약했던 황민경은 기업은행의 적극적인 구애에 결국 이적을 택했다.

황민경은 22일 '아이뉴스24'와 전화 통화에서 "(이적은)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래도 기업은행에서 저를 좋게 생각해 주셨기 때문에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밝혔다.

잔류와 이적을 놓고 고심하던 황민경의 선택에는 김호철 감독의 말이 큰 영향을 끼쳤다.

황민경은 "기업은행과 만났을 때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면서 "특히 감독님이 직접 전화로 '나은 미래를 꿈꾸는 우리 팀에 네가 함께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감독님이 또 '너와 함께라면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성적을 거둬보자'고 하신 말이 진심으로 다가와 이적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출발. 이런 가운데 같은 포지션인 표승주의 존재는 황민경에게 큰 힘이 된다.

황민경과 표승주는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등에서 함께 생활한 바 있다. 그리고 기업은행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국가대표에서도 호흡을 맞췄었다.

황민경은 "(표)승주와는 오래전부터 함께 했었다. 승주를 포함해 기업은행 멤버 구성이 전체적으로 좋은 것 같다"라며 "승주가 팀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으니 저는 여러 부분을 돕는 것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까지 주축 미들 블로커로 활약한 김수지가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나면서 새롭게 합류한 황민경이 최고참 선수가 됐다.

1주일 뒤 팀에 합류하는 황민경은 "어린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도 조율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여자부 7개 구단 중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김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기초 체력은 기본, 프로에 걸맞은 기술 등을 보유해야 한다는 배구 철학을 갖고 있기에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황민경은 오히려 이를 반겼다. 그는 "훈련이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외출·외박이 적다는 말도 들리는데, 감독님이 '잘하면 보내준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고 들었다. 실력으로 쟁취하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준 기업은행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황민경이지만 그동안 자신을 믿고, 응원해 팀과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황민경은 "6년 동안 현대건설에 몸담으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배구할 수 있었다. 팬들은 지금도 저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해주신다"라며 "기업은행 팬들은 환영 인사를, 현대건설 팬들은 응원의 말을 해주셔서 모두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