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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3'서 외면 당한 '엑시노스'…보급형 AP 시장 덕에 '체면 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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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중 유일하게 모바일 AP 1분기 출하량 15% 증가…프리미엄 시장선 '부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에서 제외돼 굴욕을 맛봤던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가 보급형 시장에서 선전하며 체면 치레를 했다. 퀄컴, 애플에 비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많이 판매되는 '갤럭시A' 시리즈에 탑재된 덕분에 유일하게 출하량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128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1280' [사진=삼성전자]

2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올해 1분기 모바일 AP 출하량은 1천910만 대로 지난해 동기(1천630만 대)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전 세계 AP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미디어텍의 출하량은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1억3천660만 대에서 올해 1분기 1억440만 대로 31% 줄었다. 미디어텍 제품은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에 주로 탑재되는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엑시노스'를 밀어내고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 자리를 꿰찬 퀄컴도 출하량이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8천780만 대에서 8천520만 대로 3% 감소했고, 애플은 4천850만 대에서 4천590만 대로 6% 감소했다. 중국 유니SOC(쯔광잔루이)의 출하량은 74%나 급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1분기 동안 증가세를 보인 것을 두고 '갤럭시A53'과 '갤럭시A33', '갤럭시M33' 등이 선전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작년 4월 출시한 '엑시노스 1280'이 해당 기기에 탑재됐기 때문이다. 또 올해 1분기에도 보급형 라인업인 '엑시노스1380·1330'이 '갤럭시A54', '갤럭시A34'에 적용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엑시노스 850'도 출하량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이 2021년 출시한 '엑시노스 850'은 현재까지 갤럭시 A13을 비롯한 8개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이나 퀄컴, 애플 등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며 존재감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 모바일 AP의 2분기 출하량 역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새롭게 출시한 '엑시노스 1380'과 '엑시노스1330'의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돼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 전망치는 2천80만 대로, 전년 동기(1천690만 대) 대비 19% 증가하며 1분기 출하량 증가율을 넘어서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1380'은 '갤럭시 A54', '엑시노스1330'은 '갤럭시A14'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며 "향후 '엑시노스'가 탑재되는 스마트폰 수를 꾸준히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디어텍 디멘시티8100 [사진=미디어텍]
미디어텍 디멘시티8100 [사진=미디어텍]

반면 미디어텍과 유니SOC의 2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4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도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퀄컴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보급형 시장에 비해 고성능 AP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발열 등 부정적 이슈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 공급망에서 배제된 것이 가장 뼈 아프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애플처럼 자체 AP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MX(모바일경험)사업부 내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한 것이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애플은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수년 전부터 자체 칩 개발을 추진해왔다. 특히 2008년 반도체 설계회사 팔로알토세미컨덕터, 2011년 플래시메모리 기업 아노비트, 2018년 전력반도체 전문업체 다이얼로그, 2019년 인텔 모뎀칩 사업부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설계 역량을 축적해왔다.

애플은 외부 의존도를 낮춰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를 모두 자체 칩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이에 맞서 AP솔루션개발팀을 중심으로 모바일 AP 개발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 시스템 LSI사업부에서 생산하는 중이지만, AP솔루션개발팀은 MX사업부가 꾸렸다는 점에서 차별됐다. 이 팀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에서 무선 칩셋 개발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그룹장으로 영입된 최원준 신임 MX개발실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출신 반도체 설계 전문가 이종석 상무도 올 초 신규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 미국 등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등 시스템 반도체 개발 인력을 적극 모집하는 것도 모바일 AP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엑시노스'는 '갤럭시S' 시리즈 상위 모델 복귀가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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