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한국의 고위 관료 들의 전화와 전자메시지 등을 감청한 정황이 담긴 미국 국방부의 기밀 문서가 온라인 상에 대거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에 한국 관리들을 감청한 정황이 포함돼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 중 최소 두 부분이 우크라이나에 사용될 미군 포탄을 공급할지를 놓고 한국 내에서 논의가 진행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밀 문건들은 최근 텔레그램, 트위터, 게이머들의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 등을 통해 사진 형태로 대량 유포됐다.
NYT에 따르면 보고서의 일부분에 "한국의 관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품을 전달하라고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했다"고 적혀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 문제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한국에서 155밀리미터(㎜) 포탄 10만 발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L)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방독면, 방탄조끼, 의약품 등은 제공해도 살상무기를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 CIA가 작성자인 문건 내용 중에는 정보 출처를 '신호 정보 보고'(시긴트·signals intelligence report)라고 명시해 CIA가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를 감청했음을 보여주는 대목도 나온다고 NYT는 보도했다. 시긴트는 전자 장비로 취득한 정보로, CIA가 도·감청한 내용이라는 뜻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에 대해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향을 은밀히 파악해왔음을 시시한다.
NYT는 "이런 도청 사실이 공개되는 것은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한국과 같은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 국방부와 CIA 등 정보기관들이 만든 이 같은 기밀 문서들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1일 정보 보고 형식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영국·이스라엘 정부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이번에 유출된 기밀 문서들은 주로 올해 2월에 작성돼 2월 말~3월 초에 SNS에 대량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8일에도 추가로 문건이 유출된 것으로 NYT는 확인했다. 온라인에 유출된 문건은 100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NYT는 그 중 50페이지를 확보해 검토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문서 유출 경위에 대한 공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미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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