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니커즈(운동화)를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스니커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가전업계가 '신발 관리기'를 앞세워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장을 처음 개척한 삼성전자는 최근 경쟁에 뛰어든 LG전자에 맞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4켤레까지 한 번에 관리 가능한 2023년형 신발관리기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탈취·건조·살균 기능을 통해 집에서도 손쉽게 신발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지난 2021년 첫 출시한 이후 신발 애호가나 자녀가 있는 가구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신제품은 '멀티 트레이'가 추가돼 한 번에 최대 4켤레의 신발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고, 짧은 시간 내 신발을 케어할 수 있는 코스가 추가되는 등 사용성이 강화됐다.
기존 59분이 소요됐던 '외출 전 코스'는 35분짜리 '보송케어 코스'로 시간이 단축돼 등교나 출근 등 바쁜 아침에도 부담없이 신발을 빠르게 관리할 수 있다.
올해 새로 도입된 '표준케어 코스'는 2시간만에 탈취·건조·살균이 가능해 자주 세척하지 못하는 신발도 위생적으로 케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사용자들의 가장 큰 고민인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제트 슈트리™'에서 강력한 '에어워시'를 분사해 1차로 냄새 입자를 분리해준다. 이어 '냄새분해필터'가 냄새를 최대 95% 없애준다.
땀이나 비, 눈에 젖은 신발은 40℃ 이하의 '저온 섬세 건조' 기술로 손상없이 보송하게 건조할 수 있어 사계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비스포크 슈드레서에는 국내 가전 최초로 '제논(Xenon) UVC 램프'도 탑재됐다. 슈드레서 윗칸의 신발 외부는 물론 신발 바닥면에 묻은 유해세균은 99.9%, 바이러스는 99.99% 살균해 위생적으로 신발을 관리할 수 있다.
이 밖에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에서 구두·골프화·등산화 등 신발 종류에 맞는 다양한 전문코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청정 보관 기능을 선택하면 코스가 끝난 후에도 주기적으로 관리해줘 신발을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다.
2023년형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새틴 세이지그린·코타 화이트·코타 차콜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104만9천원이다.
이준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2023년형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기존 제품보다 더 많은 신발을 더 빠르게 관리할 수 있어 사용성이 더욱 업그레이드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삼성 가전을 통해 편리하고 스마트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출시 계획을 밝힌 지 2년여 만에 지난달 31일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신발을 최적의 습도로 보관하고 예술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내부에 은은한 조명이 켜지고 받침대는 턴테이블처럼 360도로 회전해 백화점 부띠끄 진열장처럼 신발을 더 고급스럽고 돋보이게 해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21년 4월 신발관리기 '슈스타일러(가칭)' 상표 출원 소식을 알리며 연내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가 신발관리기 '슈드레서'를 선보이기 직전으로, 견제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5월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출시했다.
하지만 LG전자는 개발 단계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출시 시기를 계속 미루다 2년 만에 제품을 내놨다. 이 제품은 'LG 스타일러' 특허 기술인 트루스팀, 미세한 습기와 냄새까지 제거하는 제오드라이필터 등 신발관리에 최적화된 혁신기술을 탑재했다.
신제품은 에센스 화이트, 에센스 그라파이트, 크림 로제, 크림 옐로우 총 4가지 오브제컬렉션 색상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 슈케이스 39만원, 슈케어 149만원이다.
삼성·LG에 맞서 중견·중소 가전 업체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이들은 10만~40만원대의 저가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저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특히 신일전자는 신발 등을 건조시킬 수 있는 다목적 건조기를 내놨다. 신발 건조를 위해서 전용 호스와 건조 키트가 제공되는데, 이를 활용하면 축축하게 젖은 신발 안쪽도 살균·건조가 가능하다. 샤오미도 45도의 온도로 신발의 습기를 제거하고, 오존으로 병균을 살균하며 잡내를 제거하는 신발 건조기를 출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샤클라 신발 관리기'를 선보였다. 40~50도 저온고속 열풍순환건조 방식을 채택해 신발 손상을 줄이고, 운동화나 구두는 물론 하이힐에 롱부츠까지 사이즈 걱정 없이 관리할 수 있는 분리형 확장 트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이처럼 여러 가전 업체들이 신발 관리기를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상을 더 편리하게 바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제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의류관리기,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이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신발 관리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한 요인이 됐다"며 "소비자들의 위생 민감도가 높아진 데 이어 최근 노마스크, 엔데믹 전환 등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생활공간과 의류뿐 아니라 신발도 관리 대상에 포함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니커테크' 확산 분위기도 신발 관리기 시장 확대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 등을 수집하거나 되파는 젊은 층이 많아지며 신발 관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신발 리셀 시장은 점차 그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글로벌 스니커즈(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 리셀 시장이 2019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4천억원) 규모에서 2025년 60억 달러(약 7조2천억원)으로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신발 리셀은 MZ세대의 주요 트렌드가 됐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스니커즈는 오픈런(개점 전부터 구매를 위해 달려가는 현상)의 주요 대상이 됐고, 판매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재거래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신발 관리기를 내놓으면서 '의류 관리기'처럼 신시장이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류 관리기 시장의 경우 LG전자가 지난 2011년 '스타일러'를 처음 출시했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판매량은 30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9년 45만 대에서 지난해 50만 대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 관리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에 신가전 주도권을 뺏겼던 삼성전자가 이번에 '신발 관리기'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면서 일단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이끌어 가는 모습"이라며 "신발 관리기 시장은 이전까지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돼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두 업체들이 제품을 출시하면서 건조기나 의류 관리기처럼 신가전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이 빠르게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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