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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반도체 경쟁 점화…韓·美·日·臺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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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더스·TSMC, 설비 투자에 박차···삼성은 GAA 기술에 자신감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반도체 초미세공정 경쟁에 일본, 미국 기업도 가세하며 '나노' 공정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나노미터(nm, 1nm는 10억 분의 1m)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인텔이 내년 2나노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반도체 나노 공정 경쟁 판도가 점입가경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치토세 공업단지에 신규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라피더스는 지난해 11월 차세대 로직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도요타자동차, 소니, 키옥시아 등 일본의 주요 기업 8곳이 출자한 신설 법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활용되는 로직 반도체를 개발할 예정이며 향후 10년간 5조 엔(약 48조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025년엔 2나노 반도체 시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삼성전자]

이에 질세라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2025년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엔비디아, 시놉시스, ASML과 손을 잡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리소그래피(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공정)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TSMC는 이달 초부터 대만 신주 지역에 2나노 공장도 건설 중이다. 모두 4개 공장이 들어설 전망이며 8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일본 게이자이는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여름 이후 큰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TSMC는 투자를 늦추고 있지 않다"며 "2나노용 공장 건설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TSMC보다 먼저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TSMC는 2나노에선 기술 우위를 갖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했고 2025년 2나노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3나노 반도체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선제 적용하면서 2나노에도 자신감을 보고 있다. TSMC는 이를 2나노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GAA는 게이트가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둘러싸는 구조를 말한다. 게이트가 채널 3개 면을 둘러싸는 '핀펫(Fin-FET)' 구조에 비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인텔은 삼성이나 TSMC보다 빠른 내년 2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텔은 2나노부터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하이(High) NA'를 활용해 최첨단 기술력을 적용할 예정이다.

미세공정의 핵심은 회로 선폭을 얼마나 세밀하게 좁히는가에 있다. 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미터는 성인 머리카락 한 올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선폭을 줄일수록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되기 때문에 5G 통신, AI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세 공정이 필수적이다.

다만 TSMC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7나노 이하 공정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2나노 경쟁이 실제로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기술이나 생산능력을 검증 받지 못한 라피더스와 인텔의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TSMC 이외에도 경쟁 플레이어들이 많아진다는 건 반도체 업계 활성화를 위해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삼성과 TSMC도 계획대로 선단 공정이 진행되지 못할 때도 많은데 인텔이나 라피더스가 2나노 공정에 바로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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