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재고 평가 손실 여파로 회계연도 2분기(12~2월)에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마이크론은 회계기준 상 다른 메모리 업체보다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예고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분기 성적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36억9천만 달러(약 4조8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7억1천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당기 순손실은 23억 달러(약 3조원)로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14억3천만 달러 규모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3분기(3∼5월)에도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감소한 35억∼39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이번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해 8월)에 시설투자 규모를 70억 달러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기존 발표한 투자 금액 범위의 하단에 해당한다. 올해 감원 규모도 전체 직원의 10%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1분기에 3조원 안팎의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4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마이크론은 재고가 줄고 있고,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재고가 점점 줄고 있고 수급 상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이 2025년에 시장 규모 면에서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의 미래는 반도체의 미래와 같다"며 "마이크론은 기술과 제품 로드맵 측면에서 커지는 기회에 대응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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