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한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이번에는 아워홈에 3천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했다. 경영권 회복이 어렵게 되자 고액의 배당금이라도 챙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구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을 한 '2천966억원 배당 요구'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했다. 현행법상 아워홈 같은 비상장회사의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의 제안은 법령 또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안으로 올려야 한다. 이에 따라 찬반 투표를 통해 결과가 가려질 예정이다.
아워홈 주식의 98%는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창업주 3남이자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미현 씨 19.28%, 명진 씨 19.6%, 구지은 부회장이 20.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음 달 4일 열릴 주총에서 이 안건이 가결될 경우 구 전 부회장은 1천144억원을 배당으로 챙기게 된다.
아워홈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구 전 부회장이 요구한 배당금 액수가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인 약 255억원에 비해 턱없이 높아서다. 2021년 기준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2천240억원보다도 많다. 아워홈은 이번에 배당 총액 30억원 지급을 안건으로 올렸다.
아워홈 남매 갈등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한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며 LG가의 전통을 깨고 여성 최초의 후계자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2016년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구 부회장은 외식 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다.
이후 두 남매는 지속적인 다툼을 벌여왔다. 구지은 부회장은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아워홈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하며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지만 장녀인 구미현 씨가 이를 반대하며 복귀는 관철되지 못했다. 2019년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 증액을 시도하자 구지은 부회장이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다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키며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인 2021년 극적으로 경영권 탈환에 성공했다. 지분율 59%에 달하는 3자매가 연합해 이사회를 장악하고 오빠인 구 부회장을 몰아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