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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종희 '비스포크의 자신감'…삼성가전 적자탈출 지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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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조직 개편 후 '비스포크' 신제품으로 반전 노려…"비스포크 판매 50% 늘릴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비스포크' 가전 판매는 작년 대비 5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처럼 가전 사업으로 적자를 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삼성전자 DX부문과 생활가전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이 올 초 조직 개편에 이어 '비스포크' 브랜드를 앞세운 프리미엄 신제품 라인업 강화로 생활가전사업부 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BESPOKE Life)'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한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 참석해 "지난해 연말 (가전사업이) 적자를 봤다"며 "현재 1분기 실적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지난해처럼 적자가 발생하는 일이 상반기 내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이 이처럼 자신하는 이유는 이번에 선보인 '비스포크' 신제품 덕분이다. 이번에 출시된 '비스포크' 가전은 부품 고효율화로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이고 고도화된 AI 기능으로 사용 편의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2019년 비스포크 냉장고로 시작된 '비스포크'는 지난해 24종, 올해는 상반기에 3종이 추가돼 27종까지 확장되며 선택 폭이 넓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에 최첨단 냉장고 컴프레서와 디지털 AI 인버터를 사용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효율이 더 높은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을 총 57개 운영키로 했다. 실제 이번 신제품으로 내놓은 세탁기 51개, 냉장고 5개, 에어컨 1개 등은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는 스틱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AI 기능을 탑재해 AI 적용 품목을 총 15개로 늘려 제품 사용 편의성이 더 좋아졌다. 전 제품에는 와이파이도 탑재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전력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부회장은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생활 가전은 소비자들이 에너지 관련 기능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친환경 기능을 결합한 제품으로 올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뚫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가전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에너지 효율성은 일상에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프리미엄 가전 비중도 점차 늘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비스포크 가전은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가전은 가격만 높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보고 가성비, 가심비 등 MZ 세대들이 찾을만한 제품을 앞으로 더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수 삼성전자 DA사업부 전략 마케팅팀장도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가전 판매에서 비스포크 비중은 국내에선 두 대 중 한 대, 미국에선 네 대 중 한 대를 목표로 한다"며 "프리미엄을 확대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을지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 행사 [사진=장유미 기자]

그러나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친환경 경영 움직임에 맞춰 이와 관련된 부품을 제품에 적용해 비용 증가 및 소비자 전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생산라인이 디지털 전환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며 "사람이 하는 일과 공정을 로봇이 함으로써 공정(시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공장에 사용되는 유틸리티 비용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대응했다.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팀비스포크' 기조도 유지해 나가며 글로벌 업체와의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은 "올해 팀비스포크에 대해 강하게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존의 팀비스포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파타고니아와의 협업도 그 일환으로, 특정 업체와 협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전 업계가 (팀비스포크와) 같이 한다는 부분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AI를 통한 데이터 활용에도 적극 나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한 부회장은 "전사적으로 구축된 빅데이터 센터에서 상품, 품질, 개발 등에 활용하기 좋도록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사업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할 성능이나 앞으로 가야할 방향 등을 찾는다"며 "비스포크 AI 제품을 사용하면 할수록 기능도 보강되고 에너지 절감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쯤엔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이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 부회장은 향후 몇 년 안에 가전사업으로 글로벌 1등을 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앞서 올 초 열린 'CES 2023'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항상 목표는 1등"이라며 "생활가전 사업을 DX부문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키워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생활가전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게 아직 1위를 하지 못한 사업 분야로, 경쟁사인 LG전자는 2021년 미국 월풀을 처음으로 제치고 사상 처음 연간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이의 일환으로 한 부회장은 실적 부진을 겪은 생활가전사업부의 개발팀을 전면 개편해 가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산하 키친, 리빙개발그룹 등 2개 팀을 냉장고, 조리기기, 식기세척기, 의류케어, 청소기 개발그룹 등 5개 팀으로 세분화한 바 있다. 또 개발팀 산하 소프트웨어개발그룹도 제품군별로 5개로 구분했고, 영상디스플레이(VD)와 모바일경험(MX)사업부 임원 6명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으로 인사 발령냈다.

한 부회장은 "비스포크 가전의 핵심 가치인 디자인, 지속 가능, 연결성의 3개 축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며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에 인공지능(AI) 에너지 모드 적용을 가속하고, 인피니트 라인 같은 프리미엄 제품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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