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2015년 이후 8년 만에 코스닥이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 보다 코스닥이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2차전지주의 활약이 컸다. 끝 모를 상승세에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지만, 과열로 단정 짓기란 어렵다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3포인트(0.58%) 하락한 809.22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전주 대비 6.8포인트(0.85%)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은 작년 종가 대비 19.12% 올랐다. 이번주까지 상승으로 마감하면, 주간 기준 10주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된다. 코스닥 지수가 10주 연속 상승했던 경우는 과거 2015년 1~3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강도 측면에서도 코스닥의 강세가 돋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1월말 이후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코스닥 지수는 800선을 넘어섰다.
이 같은 코스닥의 상승세는 2차전지 관련 업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에 포함돼 있는 IT가전(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과 화학(에코프로, 나노신소재 등) 업종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
에코프로는 연초 대비 현재까지 197.27% 올랐으며 에코프로비엠(119.48%), 나노신소재(81.18%), 엘앤에프(24.32%) 등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2차전지 관련 ETF인 'TIGER 2차전지 테마'(98.45%), 'KODEX 2차전지산업'(36.63%), 'KBSTAR 2차전지액티브'(32.56%), 'SOL 한국형글로벌전기차&2차전지액티브'(21.33%) 등도 올랐다.
2차전지 관련주의 일괄적인 상승은 풍부한 호재 덕분이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북미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다른 고객사인 SK온의 배터리 공급 대상인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이 가속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매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테슬라의 판매 호조와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재개 기대감까지 더해져 2차전지 관련주에 더 관심이 쏠렸다. 특히 테슬라는 최근 주가를 회복하고 있는 데다가 올해 목표치를 새로 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 부진 우려를 해소하고 있는 중이다. 테슬라는 올해 판매량 목표치를 작년보다 37% 증가한 180만대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가를 연일 올리는 추세다. 풍부한 호재로 주가가 연초 대비 많이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50배에서 72배로, 목표주가는 기존 14만원에서 25만원으로 79% 올렸다. 그는 "에코프로비엠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 상승이 수반돼야 한다"며 하이망간 양극재(니켈 대신 망간 비중을 늘린 양극재) 양산, 미국·유럽 지역의 신규 고객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싶었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업종 최선호주로 엘앤에프를 꼽으면서 "최근 2차전지 업종의 전반적인 주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엘앤에프의 내년 예상 PER은 17.1배 수준으로 경쟁 업체 대비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테슬라의 주요 양극재 공급사라는 점이 충분한 프리미엄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세에 포모(FOMO)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중이며 여기에 배터리를 더한 '포몹(FOMOB·Fear Of Missing Out on Battery)' 신조어가 생겼다. 2차전지주 랠리 수혜를 자신만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개미의 심리를 표현한 것이다.
증권가는 2차전지 관련주가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과열 구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과열로 볼 근거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점차 과열 신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열보다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의 시가총액 가중지수보다 동일가중지수가 부진하다"며 "시가총액 상위 특정종목으로 상승세가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쫓아가는 대응은 리스크가 크다"고 짚었다.
이어 "수급적인 측면에서 이미 코스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의 거래대금 1.2배를 상회했다. 이는 20년 이래 최고 수준"이라며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오히려 반전되는 시점이 다가올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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