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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엄포에 KT 주가 와르르....'정치권 간섭'에 투자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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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강화' CEO 선임 재추진했더니…과방위 與 "스튜어드십코드 발동" 으름장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3만250원'. 3일 오전 10시 기준 KT 주가다. 지난해 12월5일 기준 3만8천100원이었던 주가가 불과 석달 만에 3만원 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두고 정치권의 개입이 계속된 탓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치적 외풍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지난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박성중 의원(가운데)과 김영식 의원(왼쪽)이 KT 최고경영자 인선 과정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사진=박성중 의원 블로그]
지난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박성중 의원(가운데)과 김영식 의원(왼쪽)이 KT 최고경영자 인선 과정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사진=박성중 의원 블로그]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KT 차기 CEO 인선 절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KT이사회는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켰다. 차기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며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해 KT가 카르텔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엄단 대책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 경쟁을 통해 결정된 숏리스트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민간 기업인 KT CEO 선임에 대해 집권 여당이 사실상 개입한 셈이다. "국민을 뒷전으로 여기면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의 행보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치 자신들의 사람이 후보에 들지 못하자 몽니를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전형적인 국회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당이 기자회견 전(2일 오전) 3만8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회견 이후 3만450원대로 떨어졌다. 여권의 개입으로 낙하산 인사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면서 시장이 불안에 휩싸인 탓이다.

증권 업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에서 직접 나서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동시에 이룩한 CEO라고 해도 규제 산업이라는 특성 감안 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지속이다. 향후 3년 계획 유지 불확실성 등에 노출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권의 KT 개입이 KT 본연의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것은 물론 주주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경고인 것이다.

이석채·황찬규 회장 퇴임 전후 KT 주가 추이. [사진=하나증권]
이석채·황찬규 회장 퇴임 전후 KT 주가 추이. [사진=하나증권]

정치권의 간섭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투자자들의 집단 행동도 시작됐다. 최근 개설된 커뮤니티 'KT주주모임'에는 4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주총에서 표를 집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커뮤니티 관계자는 "여당이 이권 카르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정권도 이렇게는 안 했다"며 "개인 주주들과 국민을 우습게 봐선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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