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지만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이에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우려가 반영되며 실적 발표 당일 부진한 주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향방에서 배터리 수익성 개선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7일 전일 대비 4.86% 하락한 16만2천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1% 미만의 강보합에 그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2021년 2월1일 32만7천500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뒤 2년 내리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의 흑자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 탓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실적발표 등을 통해 SK온의 흑자전환 시점을 작년 4분기로 제시했지만, 해외 신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 비용 등이 반영되며 적자폭이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배터리 매출액 약 100% 성장, 내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며 "보수적인 가정이지만 영업이익 기준 흑자 시점을 연간 기준 내년으로 제시함에 따라 수익성 가이던스는 다소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600억원, SK온의 영업손실은 6천9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작년 4분기 SK온은 신규 공장 램프업에 따른 고정비 발생과 수율 개선 지연, 메탈가격 변동 등의 요인으로 결국 대규모 적자를 시현했다"며 "올해도 미국 2공장의 초기 비용 발생과 기대보다 부진한 기존 공장의 생산수율 향상 등으로 수익성이 더디게 개선되면서 연간 2천500억원의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는 2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되지만, 상반기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천공장의 신규 설비가 가동되는 만큼 작년과 같은 초기 고정비용이 재차 일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배터리 실적 하향 등을 반영해 DB금융투자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34만원에서 22만원으로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30만원에서 21만6천원으로, 현대차증권은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목표가를 낮춰잡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영업 흑자 전환 가이던스가 내년으로 연기돼 배터리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향후 주가는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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