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 미세먼지 속 세균, 어떻게 호흡기 질병 일으킬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세먼지 속 세균이 폐의 면역 기능이 떨어졌을 때 감염을 증가, 폐 손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 연구팀이 미세먼지에 의한 호흡기 감염 위험성을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환경질환연구센터 이무승 박사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있는 병원성 미생물이 호흡기 손상 위험을 높이는 작동원리를 찾아냈다고 30일 발표했다.

미세먼지 내 감염병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 치료와 유해 세균 증식을 제어기술 개발에 아비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불어 닥친 황사 등으로 겨울철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대기 중에 떠다니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는 각종 화합물과 유기물로 이뤄진 복합체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와 같은 병원성 미생물도 많이 포함돼 있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온 세균성 병원체들은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에 의한 감염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포함되어 있는 병원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스투체리(Pseudomonas stutzeri)가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작동원리를 규명했다.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는 토양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 널리 분포된 세균으로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면 수막염, 폐렴, 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을 통해 미세먼지에 노출돼 폐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슈도모나스 스투체리에 의한 감염이 증가, 폐 손상이 촉진됨을 밝혀냈다.

미세먼지에서 분리한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표준 균주보다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보다 심각한 폐 손상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슈도모나스 스투체리 제어에 좋은 단백질도 발견했다. 선천성 면역에 관여하는 톨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라는 단백질이 항생물질인 베타-디펜신 3(β-defensin 3)를 생성해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를 제어할 수 있었다.

연구책임자인 이무승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의 유해성을 밝힌 것으로 미세먼지의 노출에 의한 호흡기 손상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제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과 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유해성 인자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명:Pseudomonas stutzeri PM101005 inhaled with atmospheric particulate matter induces lung damage through inflammatory responses / 교신저자 : 이무승 박사 / 제1저자 : 정유진·김창웅 박사 )는 1월 15일에 발행된 환경 분야 국제 저널 ‘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