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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장동' 12시간반 조사…"검찰, 정적 제거만 몰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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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 100쪽' vs '진술서 33쪽'…李-檢, 12시간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12시간 반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특혜 의혹' 관련 검찰조사를 마쳤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은 물론, 정치·편향 수사를 주장하며 검찰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과 이 대표는 '2차 조사'와 관련해서도 갈등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반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조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곳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법치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한 현장"이라며 검찰의 폭압에 맞서 당당히 맞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대장동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 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이날 조사를 위해 설 연휴를 반납하며 100쪽에 가까운 질문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검찰이 진술을 사건조작에 악용할 것'이라며 33쪽의 진술서를 제출한 후 일체의 진술을 거부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대통령 가족은 조사 않고 대통령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는 차갑고 불공정한 검사가 되고 있지 않는지 검찰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라며 검찰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위례신도시 의혹에 대해서는 '개발이익의 공공환수를 위해 노력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대장동 일당'에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과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양도받기로 했다는 의혹 모두를 부인했다.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이날 조사 전 관례상 갖는 티타임을 실시하지 않고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오전에는 위례신도시 사건을 담당하는 정일권 부부장검사(반부패수사 1부)의 조사를, 오후에는 남대주 부부장검사(반부패수사 3부)로부터 대장동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김필성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사법연수원 38기)를 대동했다.

이날 이 대표와 검찰 사이에는 치열한 신경전이 오갔다. 민주당은 이날 조사 중 공지를 통해 검찰이 제시한 자료를 다시 보여주거나 소모적인 질문을 하는 등 '지연작전'을 펴고 있어 이 대표 측이 이에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측의 항의로 검찰 조사는 예정보다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메시지를 보내 "(검찰의) 추가조사를 위한 전략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짓밟는 현대사에 볼 수 없던 행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가 아닌 기소를 목표로 조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검찰은 이날 민주당의 '지연작전' 주장에 "조사를 지연한 사실이 전혀 없고 신속하게 진행했다"며 "본건은 장기간 진행된 사건으로 조사 범위와 분량이 상당히 많다. 최종 결재권자에게 보고된 자료를 토대로 상세히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검찰은 이 대표에게 2차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대표가 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날 이 대표의 출석에 함께한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검찰 추가 소환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추가 소환에 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이 대표 귀가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는 추가 출석 여부에 따로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초 '홀로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이날 출석 현장에는 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다수 의원들이 마중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리떼 속으로 혼자 뛰어들어가시는 것 같아 왔다"며 "(이 대표에게) 혼날 각오를 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검찰조사를 마친 뒤에도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그를 맞이했다. 이 대표의 귀가 현장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함께 권인숙 의원 등 20여명에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했다.

이날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른 아침부터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응원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와 여권 지지자들 역시 건너편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세를 과시했다. 지지자 간 충돌은 물론 고성과 욕설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현재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여야 갈등은 격화될 전망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의 정치는 참 좀스럽고 지저분하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이 기괴하고 짜증 나는 광경을 봐야 하느냐"고 일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지지자들이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응원·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영상=박정민, 문수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지지자들이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응원·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영상=박정민, 문수지 기자]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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