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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날아간 UAE서 300억弗 '잭팟'…JY 글로벌 네트워크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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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모하메드 대통령과 깊은 인연…韓 기업 신뢰 덕에 尹 '경제 외교'도 탄탄대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외교'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쌓아왔던 신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향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역대 첫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에 나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으로부터 300억 달러(약 40조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작년에 우리나라가 유치한 해외투자 총액(305억 달러)과 맞먹는 수치로, UAE에서도 국부펀드가 해외 국가에 약속한 투자 금액 중 최대다.

300억 달러는 아부다비투자청, 무바달라 투자회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 투자될 예정이다. 앞서 UAE는 영국과는 100억 파운드(약 122억 달러), 중국에는 50억 달러, 프랑스에는 15억 유로 상당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한 배경을 두고 재계에선 바라카 원전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바라카 원전은 1천400MW(메가와트)급 원전 4기를 짓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사업으로,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포함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진행한다. 지난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 완공이 목표다. 현재는 1, 2호기가 상업 운전 중으로, 아부다비 전력수요의 60%, UAE 전체 전력 수요의 15%를 담당하고 있으며 3, 4호기가 올해와 내년 중에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들도 원전 건설 시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5~10년씩 지연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삼성, 현대 등 국내 기업들은 열악한 환경과 악재 속에 시공을 맡고서도 약속한 기일과 예산 범위 내에서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UAE의 신뢰를 얻은 듯 하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이는 모하메드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묻어났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심했다"며 "코로나 등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규모 투자의 배경을 두고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 몫 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 회장은 UAE 실권자인 모하메드 대통령과 오랫동안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모하메드 대통령이 왕세제였던 지난 2019년 초 방한했을 당시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을 직접 안내하며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2021년 12월 초 아부다비 방문 당시에도 만났으며 이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택한 지역도 UAE였다.

이 회장이 UAE 등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물산은 과거 UAE 두바이에서 부르즈 할리파 시공에 참여했고, 현재는 바라카 원전 3·4호기를 건설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조 원 규모의 천연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삼성은 향후 5G 등 차세대 이동통신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로 UAE와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방문 당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 외에 UAE가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개발, 수소 관련 기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방위산업 등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의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K는 에너지와 통신·건설 분야에서 UAE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순방을 계기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UAE의 자동차 시장이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큰 데다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강력한 친환경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차, 전기차 등의 주요 전략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또 원전뿐 아니라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분야에서도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외에 효성은 중후장대 및 스태콤 등 UAE의 전력 설비 수주에, GS는 에너지 분야 협력에,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 등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경기 침체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중동은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며 "중동 국가들이 첨단 제조업과 원전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인데 국내 기업들이 이를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실질적 권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진두지휘하는 국가 혁신 계획인 '비전2030'을 통해 비석유 부문 수입은 2030년까지 1조리얄(약 331조8천200억원)로 늘린다는 목표다. 비전2030의 핵심은 친환경 에너지·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총동원된 스마트 시티인 '네옴시티'로,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약 2만6천500㎢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UAE도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을 내세웠다. 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아부다비는 180억 달러(약 23조6천억원)를 투입해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를 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이번에 UAE 방문에 함께하지 못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합류해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다보스포럼 '단골'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도 동행할 예정이다.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정치·경제·학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다.

재계 관계자는 "다보스포럼 기간에는 그룹 총수들이 주로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거나 개별적으로 파트너사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11월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윤 대통령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조 요청에 적극 나서는 총수들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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