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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의 질문과답] 조직개편 둘러싼 항우연 내홍…해법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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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원장 vs 고정환 본부장…대화 통한 합의 노력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질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올해 상반기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조직개편으로 마련된 시스템으로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게 골자인 것 같다. 이에 대한 해법은 없나.

답: 최근 생각이 다른 두 당사자, 항우연 이상률 원장과 고정환 본부장이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점을 찾고 있다. 누리호 3차 발사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조만간 합리적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항우연 이상률 원장(왼쪽)과 고정환 본부장. [사진=과기정통부]
최근 조직 개편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항우연 이상률 원장(왼쪽)과 고정환 본부장. [사진=과기정통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내홍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상률 항우연 원장과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만나 합의점을 위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항우연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섰던 두 당사자들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조직개편에 반대하면서 보직사퇴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상태이다.

항우연은 기존의 5개 부서와 15개 팀으로 이뤄졌던 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2개실·6개부서·2개 사업단으로 구성된 발사체연구소로 지난해 연말 개편했다. 본부 체제와 달리 팀 단위가 사라졌고 인사권이 없는 ‘임무리더(Task Leader)’가 팀장 역할을 대신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의식한 듯 9일 과기정통부 회담 자리에서 고 본부장은 “올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조직원이 없는 ‘임무 리더’로만 머물게 됐다”며 “3차 발사를 위해서는 기존의 팀 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3차 발사를 위해 필요한 인력과 지원 등을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원장과 고 본부장의 의견을 들은 과기정통부 측은 “고정환 본부장에게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인력과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며 “이를 토대로 조만간 원만한 해결점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서로의 ‘감정’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률 원장은 지난해 연말에 단행한 조직개편을 어떤 식으로든 (고 본부장의 의견을 따른다면) 잠시 접어야 하는 상황에 맞닥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이른바 ‘영’이 서지 않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항우연 한 관계자는 “이상률 원장이 이를 두고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고정환 본부장의 경우도 ‘필요한 조직과 인원을 지원하겠다’는 이상률 원장의 적극 지원 의사와 과기정통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과 지원이 필요한지 제출해 달라는 의견이 있는 만큼 더 이상 자기 고집만 부린다면 조직 내부에서 공감을 얻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했다. 올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사진=항우연]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했다. 올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사진=항우연]

과기정통부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항우연 내홍은 그동안 팀제로 운영하던 조직을 ‘임무 리더’ 식으로 조직 개편을 하면서 고정환 본부장 측에서 ‘머리만 있고 수족이 없어졌다’는 지적을 하면서 불거진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항우연 원장의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 이를 통해 이견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 발사체조직 관련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조광래 전 원장(현 항우연 연구위원)은 “고정환 본부장 측에서 요구하는 것은 누리호 3차 발사때까지만이라도 기존의 조직 체계로 가면서 확실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3차 발사를 앞두고 연구위원 1명만 있는 조직으로 이번에 조직을 개편했는데 이 조직으로 어떻게 3차 준비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조 전 원장은 최근 항우연 노조 측으로부터 직원 처우개선 무관심, 내부 조직 지나친 개입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항우연 주변에서는 ‘조 전 원장은 이제 항우연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고 떠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조 전 원장은 “우수 연구위원으로 선정되면서 정년이 연장됐고 2025년까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간에 퇴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누리호 3차 발사 중요성을 고려해서 만약에 업무를 하다가 우선순위 문제가 된다면 상반기까지는 누리호 3차 발사에 대해서 모든 필요한 자원과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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