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올해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해서도 제작비에 한해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자율등급제가 시작된다. 도입 자체는 환영하나 시행 시점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도 예산안'을 6조7천408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수치지만 한류 콘텐츠(K-콘텐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련 예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K-콘텐츠 펀드'는 지난해보다 512억원 늘어난 1천900억원, OTT 등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예산은 723억원 증액한 991억원이다.
이에 더해 국회에서 통과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에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에 한정 적용됐던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이 올해에는 OTT 콘텐츠까지 확대 적용된다. 이번달부터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의6 '영상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에 따라 대기업은 3%, 중견기업은 7%, 중소기업은 1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해당 개선안이 통과되면서 오는 2027년까지 OTT 관련 투자는 414억원, 전체 영상콘텐츠 제작 투자는 2천839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9월에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티빙·웨이브·왓챠 등 한국OTT협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체등급분류제(자율등급제) 도입을 적극 환영했다. 오는 3월부터는 OTT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해 유통하는 자체 등급분류제도도 시행된다.
OTT 자율등급제는 영상 콘텐츠 공급에 필요한 등급 심사를 OTT 사업자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제도다. 국내 OTT 업체의 경우 콘텐츠 공개 이전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사전등급분류 절차를 밟아야 해 글로벌 OTT에 비해 콘텐츠 공개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글로벌 OTT업계는 이미 자율 등급제를 적용 중이다.
이에 더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OTT·메타버스·크리에이터 미디어를 3대 혁신 미디어로 선정한다는 내용의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혁신 및 글로벌 전략' 브리핑을 진행했다. 콘텐츠 제작사와 일명 'OTT 컨소시엄'을 구축해 IP 보유 제작사와 OTT 플랫폼이 협력하도록 하고 우수한 오리지널 IP를 확보하겠다는 게 골자다.
올해부터 시작된 변화에 대해 한 OTT업계 종사자는 "자체등급제 시행 자체에 대해 의미를 둔다"며 "다만 시행 시점이나 OTT에 대한 법적 지위 성립 시점에 대해서는 '골든 타임'이 이미 지나갔다는 생각은 든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초기 OTT 구독률이 급증하며 콘텐츠 수급이 빠르게 이뤄지던 시기 규제 완화가 시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세액공제와 관련해서도 추가 공제율 향상 방책이나, 투자비에 대한 확대 등 추가적인 액션(행동)이 없어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율등급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 지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특히 성인물 등 등급에 대해서는 모든 사업자에 자율등급제 적용 시 시장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등급제의 경우 사업체 규모 제한은 없지만 문체부가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한 OTT 사업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온라인 비디오물 등급 분류·유통이 가능하다. 자율 등급분류 범위에서 제한관람가 등급은 제외된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취지와 개선 의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세액공제 비율이 아직까지 현저히 낮다는 점과 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우선 아쉽다"며 "세액공제 비율이 현저히 낮은데 투자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자율등급제와 관련,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 업체만 자율등급제 적용 대상이 된다"며 "국내 일명 '대형' OTT(티빙·웨이브·왓챠) 3사의 경우는 협의체를 구성, 공동 대응하며 정부와 협의하는 것이 자유로운데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업자는 논의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중소 OTT 사업자의 경우 혜택 적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OTT 컨소시엄' 구축 등 업계 활성화 의지는 이해하나 현행 체제 하에서는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은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년사에서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디지털 플랫폼 자율규제 체계를 지원하고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혁신성장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며 기존 미디어와 OTT 등 신·구 미디어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법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콘텐츠 기업들이 다양한 금융·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고, 3년간 콘텐츠 융복합 미래인재를 1만 명 육성한다"며 "3월부터 시행되는 OTT 자체등급분류제도는 도입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육성과 이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힘을 쏟겠다는 취지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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