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꽁꽁 언 크리스마스가 됐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는 눈폭풍을 동반한 한파가 몰아쳐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주에는 낮은 기온도 그렇지만 전남, 전북, 제주에 많은 눈까지 내렸다.
그러나 V리그 코트는 달랐다. 추운 날씨 속에도 많은 배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전은 관중 5800명이 찾아 매진 사례가 됐다.
같은날 앞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전도 947명이 찾았다.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 후 삼성화재 홈 경기에서 기록된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다.
시즌 개막 후 삼성화재 홈 경기에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경기는 지난 10일 열린 현대캐피탈전으로 당시 1343명이 집계됐다. 부진한 성적 탓에 예년과 견줘 홈 관중 숫자가 줄어든 삼성화재 입장에선 24일 경기는 의미가 있었고 이날 선수들은 3-1 승리로 보답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대한항공-우리카드(남자부) 경기가 열린 인천 계양체육관에도 2194명이 찾았다.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여자부)전에도 2216명이 관람했다. 그리고 해당 4경기 모두 홈팀이 웃었다.
반면 폭설 때문에 발이 묶인 구단도 있다. 광주광역시를 연고로 둔 페퍼저축은행이 그랬다. 페퍼저축은행은 23일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GS칼텍스와 홈 경기를 치렀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홈 경기 이틀 전 광주로 이동한다. 이번 GS칼텍스전을 앞두고 광주에 잘 도착했지만 경기를 마친 뒤가 문제가 됐다. 홈 경기 당일 광주 지역에는 많은 눈이 내렸고 적설량은 32.9㎝를 기록했다.
이성희 페퍼저축은행 수석코치는 "구단 버스가 도저히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광주에서 하루를 더 보냈고 24일 선수단 숙소로 왔다.
23일 광주 현장을 찾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심판위원들도 염주체육관까지 가는 길이 험했다. 도로에 차가 다닐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보니 기차역에서부터 도보로 이동해 염주체육관에 도착했다. 문용관 KOVO 경기운영실장은 "하마터면 경기 준비 시간에 늦을 수 도 있었다"면서 "한 시간 넘게 걸어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한파가 낯설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핀란드 출신인 토미 틸라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그렇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국 생활 2년 차다. 그는 "한국 날씨는 여름에는 많이 덥고 겨울에는 춥다. 예상한 것 보다 더 춥다"며 "그런데 계절별로 날씨 차이가 큰데 내겐 아주 좋다. 핀란드에서는 짧은 여름을 보내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웃었다.
대한항공에서 '주포'로 활약 중인 링컨(호주)도 "러시아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추운 겨울이 익숙하다, 괜찮다"고 맞장구쳤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