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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진짜 위기"…글로벌 보폭 넓히는 이재용·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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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업장·CES·다보스포럼 등 '동분서주'…新먹거리 발굴·위기 대처 방안 마련 총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연말 인사를 마무리 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해외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위기 대응에 본격 나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자신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한편, 미래 비전을 가시화 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출장을 다녀온 데 이어 베트남 출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과 2020년에도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엔 오는 22일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 준공식 참석이 가장 유력하다.

이 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달 22일이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 기념일인 데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아시아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고 있어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을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다. 현재 베트남에 박닌 생산법인(SEV),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총 4개의 법인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 2020년 3월 하노이에 짓기 시작한 삼성 베트남 R&D 센터는 이 회장이 역점을 둔 초대형 프로젝트로 평가 받는다. 동남아시아 최대 R&D 센터인 이곳은 1만1천603㎡ 부지, 지하 3층·지상 16층, 연면적 7만9천511㎡ 규모로, 삼성이 해외에 R&D를 목적으로 세우는 첫 건물이다. 과거 이 회장과의 면담에서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이 "삼성이 생산과 수출, 성장을 유지하며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추진돼 왔다.

이 회장이 이번에 방문하면 베트남 현지에 반도체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푹 주석은 이미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투자를 지난 2018년 10월과 2019년 11월, 2020년 10월 등 세 번이나 요청한 바 있다. 베트남은 이미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 공장을 유치했으며, 인텔의 베트남 총 투자액은 15억 달러(약 1조9천518억원)에 이른다.

지난 2020년 10월 베트남 현지 공장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2020년 10월 베트남 현지 공장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중동 지역에도 공 들이고 있다. 현재 중동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어 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6% 증가해 1조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UAE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높은 5.4%로 예측했다.

자금이 풍족해진 중동 국가들은 최근 차세대 스마트 도시 개발 같은 초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민간 투자 규모만 1천500조원이 훌쩍 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 아부다비의 420조원 규모 첨단 미래산업 육성 정책 '경제비전 2030'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이 회장도 중동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추진하는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첫 부회장 승진 인사가 삼성중공업에서 나온 것과 이번 중동 출장에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에 위치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회장은 중동 출장에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을 보고 받은 후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이 내년 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쇼 'CES 2023'과 같은 달 16~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미래 산업 트렌드를 살피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IT 리더와 회동하며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모습. [사진=대한상의]
지난 5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모습.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CES 2023에 그룹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다. SK그룹은 올해 초 CES에서 '동행'을 주제로 SK㈜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6개사가 합동 부스를 마련해 최 회장도 참석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급하게 취소된 바 있다. 내년 CES에선 그룹 관계사가 함께 전시관을 열고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실현을 위한 각종 제품과 기술을 총망라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23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한 데 이어 내년에도 지속가능한 해양 활용 청사진을 소개한다.

다보스포럼엔 이 회장과 최 회장 외에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사장 등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매년 1월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주요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 회의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작년에는 취소됐고 올해는 한차례 연기돼 5월에 열렸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이 활발한 해외 활동을 통해 글로벌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자 적극 나서는 모습"이라며 "내년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복합 위기 대처 방안 마련과 함께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다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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