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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버려지는 탄소섬유, 태양광으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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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해상태양광 부력체 제조기술 내놓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버려지는 탄소섬유를 태양광 설비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탄소섬유를 재활용해 해상 태양광 부력체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이 한양대 연구팀과 함께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폐처리 예정인 저품질 탄소섬유를 재활용해 값이 싸면서도 내구성이 높은 해상태양광 부력체(해상부력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태양광 발전은 햇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연료비가 들지 않고 대기오염도 발생시키지 않아 대표적 신재생 에너지원이다.

생기원 연구팀이 제작한 실제 크기의 해상부력체 시제품. 수조 내 간이실증을 했다. [사진=생기원]
생기원 연구팀이 제작한 실제 크기의 해상부력체 시제품. 수조 내 간이실증을 했다. [사진=생기원]

우리나라의 경우 유휴 평지가 적어 주로 산지에 설치하기 때문에 산림자원과 경관을 훼손시킨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그 대안으로 물 위에 잘 뜨는 스티로폼 등의 부력체를 활용해 발전 시설을 해수면 위에 설치하는 해상태양광 발전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해상태양광 발전은 환경훼손이 적고 수온의 냉각 효과 덕분에 육상시설보다 발전효율도 뛰어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특성상 유휴 수면이 많아 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

거센 파도와 바람, 부식을 일으키는 염수 등 가혹한 해상 환경으로 부력체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고, 스티로폼 부력체로부터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는 단점도 있다.

생기원 탄소경량소재응용연구그룹 김광석 박사와 한양대 최준명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해상부력체 신소재로 ‘탄소섬유복합재’에 주목했다. 폐기되거나 싼값에 팔리는 저품질 탄소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 개발에 나섰다.

탄소섬유복합재는 탄소섬유는 단독 사용되지 않고, 세라믹·금속·플라스틱수지 등에 첨가시킨 복합소재로 사용한다.

탄소섬유 표면은 탄소원자가 육각 형태로 배열된 그라파이트(Graphite) 구조로 이뤄져 있어 안정적인데 복합소재를 만들 때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간 접착강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탄소섬유 표면처리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염산, 황산 등의 강산류를 약액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독성 부산물이 발생한다. 탄소섬유에 잔존하는 약액이 접착 취약층을 만들어 기계적 물성을 저하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금속 입자의 복합화 실험 도중 탄소섬유 표면을 카메라 플래시처럼 짧지만 순간적으로 높은 빛에너지에 노출시킬 경우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간 표면 결합력이 극대화되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빛에너지는 주로 인쇄전자 기술에서 사용하던 펄스(Pulse) 형태의 에너지원으로, 탄소섬유에 적용하면 빠르고 간단한 공정만으로 효과적 기능화가 가능해 표면 결합력을 향상시켜준다.

이 방식으로 표면처리 된 저품질 탄소섬유는 기계적 특성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돼 상용 A급 탄소섬유 대비 약 95%의 성능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해상부력체 시제품 제작에 착수, 해수 수조에서 간이 실증을 완료하고 현재 전라북도 새만금방조제 내해에서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실증 단계에서는 9개의 해상부력체가 1세트로 구성돼 450W급 이상의 태양광패널 27개를 지지하고 있는데 이 구조물은 2m 높이의 파도를 견디고 실제 해상환경에서 20년 동안 쓸 수 있는 안정성도 갖췄다.

김광석 박사는 “저품질 탄소섬유를 활용한 해상부력체는 사용기간이 끝난 후에도 동일한 기술로 품질을 높여 재사용 가능하다”며 “앞으로 탄소섬유 표면처리를 대용량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비 개발 및 실용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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