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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4대그룹 총수…'변화보다 안정'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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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큰 변화 無…경기침체 대비 베테랑 CEO 재신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4대 그룹 총수들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 보직에 있는 베테랑 전문경영인들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진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취임 후 처음 실시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이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현호 부회장도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 자리를 이번에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개편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사업부장들 역시 '안정'을 기조로 대부분 유임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DS부문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사업부를 맡고 있다.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도 이번에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사업부 수장 자리는 DX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 부회장이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겸직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개발팀장 출신인 최용훈 글로벌운영팀장(부사장) 등 내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삼성전자는 핵심 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와 성과주의에 초점을 두고 이번에 7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미래 먹거리인 '네트워크'와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나타낸 인물들을 사장으로 대거 발탁한 한편, 첫 여성 사장도 배출했다. 이번에 사장단 인사에 명단을 올린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비롯해 김우준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백수현 삼성전자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장 등이다.

삼성전자는 "엄중한 경영 현실을 감안해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1일 임원 인사에서 '가신'으로 분류되는 부회장들의 자리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장동현 SK㈜ 부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8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추구한 것이다.

다만 그룹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을 비롯한 사장 인사에서는 젊은 인재로 중심축이 이동된 모습을 보였다. 협의회의 7개 위원회 중 5개의 위원장을 교체하는 한편, 부회장급에서 사장급으로 낮춘 것이다.

이에 환경사업위원장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에서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으로, ICT위원장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으로 각각 교체됐다. 커뮤니케이션위원장도 장동현 SK㈜ 부회장에서 이형희 SV위원장이 자리를 옮겨 맡았다. 이 위원장이 맡던 SV위원장 자리는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이어받았다. 서진우 SK 중국사업총괄이 맡았던 인재육성위원장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보임됐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4연임 하며 자리를 지켰다.

대신 장동현·김준·박정호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집중하며 경영 불확실성 최소화에 나선 모습이다. 장동현 부회장은 투자형 지주사, 김준 부회장은 에너지·화학·배터리 사업, 박정호 부회장은 ICT사업 지주사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최 회장은 일부 계열사 CEO나 CFO에 젊은 경영진을 배치해 경험을 쌓도록 하며 중장기적 세대 교체에 대비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에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을 승진 발령하고, SK네트웍스 신임 총괄사장에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이번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자리를 지킨 것이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선 루크 동커볼케 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이규복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시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신 사장급 3명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업무능력을 중시하는 정 회장의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선 오너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의 부회장 부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실제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또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 조직인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해 후속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다소 변화를 줬다.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의 미래 전략 방향 수립 및 대내외 협업, 사업화 검증하는 이 조직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단일화된 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 신속하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비한 위기 대응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며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과 기반의 핵심 인재의 발탁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전략 컨트롤타워를 신설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번에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3~24일 차례로 진행된 LG그룹 계열사 인사에선 지주·배터리·화학·유통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 중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권봉석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모두 유임됐다. 그러나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던 차석용 부회장은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나 '3인 부회장 체제'가 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각 사업 미래 준비 가속화에 힘을 보태도록 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들이 사업 경험이 풍부한 주요 경영진을 대부분 재신임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할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듯 하다"며 "동시에 신사업 분야의 핵심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며 미래 준비에 발 빠르게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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