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수출기업 10곳 중 9곳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자금사정을 6개월 이내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1천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조달 사정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금조달 상황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응답이 42%를 기록했다. 이어 내년 4분기(25%), 내년 3분기(23%) 순이었다.
반면 내년 상반기 안에 자금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10%에 불과해 현 자금조달 사정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대비 현재의 자금조달 사정에 대한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의 29%가 악화됐다고 응답해 원활하다는 응답(18%)보다 11%p 높았다.
특히 철강(50%)과 일반기계(44.5%), 자동차(33.3%) 업종은 전년 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된 기업의 비중이 전 업종(29%)보다 높았다.
이들 업종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침체,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출 금리까지 계속 오르며 자금조달 부담이 특히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금조달 방식은 ▲은행 대출(43.4%) ▲내부자금 조달(21.4%) ▲회사채 발행(14.3%) ▲정부 지원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5%)이 현 자금조달 상황에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은행 대출금리 상승'을 지목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급격한 금리상승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기업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10월 기업 대출금리가 5.27%로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2년 9월(5.3%)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폭도 0.61%p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월(상승폭 2.46%p) 이후 가장 가팔랐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말까지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최근 국내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조달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2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이어 '정책금융 지원 확대'(18.3%), '장기 자금조달 지원'(18.0%)도 주요 과제로 응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단기자금시장 경색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고 기업대출 금리 상승폭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황에서 금리·환·물가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하는 동시에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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