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고물가와 고금리,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3분기 누적 기부금을 전년 동기 대비 1천635억원(16.3%)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중에선 교보생명이 가장 많이 늘렸고 LG생활건강이 가장 많이 줄였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2천230억원 가량을 기부해 규모가 가장 컸다. 증가폭도 커 교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2020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내역을 공시한 257개 기업의 기부금 내역 및 실적(매출액·영업손익·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올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은 총 1조1천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45억원) 대비 1천635억원(16.3%) 증가한 것이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올해 누적 기부금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교보생명으로 조사됐다. 교보생명은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이 455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약 10배(413억원, 978.6%)가량 증가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악조건 속에서도 기부금을 대폭 늘린 것이 눈에 띈다.
교보생명은 올 3분기 영업이익 6천613억원, 순이익 4천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천435억원, 1천899억원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재생에너지, 친환경 운송수단 등에 투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기부금 집행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기부금을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1억원 늘렸고, 그 뒤를 현대자동차(133억원, 37.6%), 두산에너빌리티(97억원, 399.6%), SK하이닉스(93억원, 19.4%), 한전(86억원, 9.8%), 두산밥캣(82억원, 422.7%) 등이 차지했다.
반면 누적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LG생활건강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누적 기부금이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683억원) 대비 32.4% 가량인 221억원이나 줄였다. 이는 경영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기부금을 많이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매출은 5조3천780억원, 영업이익 5천822억원, 순이익 3천6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천904억원, 4천664억원, 3천576억원 감소했다.
LG생활건강에 이어 부산은행(109억원 ↓, 71.3%↓), 삼성물산(95억원 ↓, 71.8% ↓), 현대두산인프라코어(64억원 ↓, 93.8% ↓), 씨젠(58억원 ↓, 91.4% ↓), NH투자증권(57억원 ↓, 68.6% ↓) 등도 기부금 감소폭이 컸다.
올해 누적 기부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로, 3분기까지 총 2천229억원을 지원했다. 전년 동기(1천878억원) 대비 351억원(18.7%)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누적 기부금 규모가 1천억원대를 넘긴 유일한 기업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한전(966억원), SK하이닉스(573억원), 현대자동차(487억원), LG생활건강(462억원), 교보생명보험(455억원), 포스코홀딩스(435억원) 등도 기부금 지원이 많았다.
특히 한전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21조8천342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여건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기부금 규모를 지난해 880억원에서 올해 966억원으로 86억원 늘렸다.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출연금이 기부금으로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105개 기업 중 75개(71.4%) 기업이 기부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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