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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野, '정부 책임론' 군불 때며 정책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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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단가연동제·노란봉투법 등 고삐…'정부 추궁' 예고하며 與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태원 참사에 '정쟁 중단'을 선언한 야당이 납품단가연동제·노란봉투법 등 정책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논란을 계기로 정부 당국의 책임을 본격 추궁하면서 정쟁 중단은 참사 사흘째 들어 소멸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1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납품단가연동제(하도급법·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와 카카오 먹통 사태 방지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중소기업의 원자재·노무비가 상승할 경우 이를 대기업의 하도급대금 지급에 반영하게 하는 법안이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방송·통신 재난관리 기본계획의 대상으로 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국민께서 주신 책임과 권한을 다해 민생을 살피고 국민 삶을 챙겨야 한다"며 해당 법안에 대한 추진 의지를 다졌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납품단가연동제와 관련해 "민주당은 (민생경제안정특위 등에서) 통과를 위해 애썼는데 국민의힘은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고물가, 고유가 등으로 중소기업이 힘들어하는 시점에서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책임 있게 통과시키자는 다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측은 납품단가연동제와 관련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납품단가연동제에 대해 각 부처의 생각이 다르고, 중소기업 간의 입장도 모아지지 않고 있다"며 "세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만큼 각 상임위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의당은 이날 노란봉투법과 관련된 노조법 3조 개정 토론회를 열고 추진 의지를 다졌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폭력·파괴를 제외한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사측의 손배소 청구를 제한하는 법률이다. 민주당도 노란봉투법을 주요 입법으로 추진 중이나 국민의힘은 '불법파업 보호법'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은 손배노동자가 불쌍해서, 연민하기 위해 만든 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헌법상 기본권이며 인류가 이룩한 결사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노란봉투법의 입법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야권은 참사 발생 사흘째 접어들며 정부의 책임을 본격 추궁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부터 총리·장관·구청장·시장까지, 당국이 하는 말이라곤 '우리는 책임이 없다'가 전부"라며 "가족과 친지를 잃고 오열하는 국민 앞에 장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는)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해 책임회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전날(31일) "축제가 아닌 핼러윈데이에 모인 일종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MBC에 밝혀 물의를 빚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전날 공문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명칭을 '사고'로, '피해자'를 '사망자'로 통일하도록 지시한 것이 알려져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어떻게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 참사가 아니라 사고'라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려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천재지변도 아닌데 왜 아무 이유 없이 내 가족, 친지, 이웃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는지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이같은 주장에 가세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이날 "공공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부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가장 확실한 애도는 사회적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따져 묻고 또 다른 참사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행정당국의 누구도 자기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강력한 책임추궁 의지에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5일 이후 이태원 참사가 정국의 태풍을 몰고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태가 수습되고 나면 그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필수 불가결한 수순"이라며 "민주당도 눈치 볼 이유는 없다.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다음 주 진상규명을 위한 현안 질의를 갖게 된다. 참사 원인과 그 책임을 규명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를 향한 강공을 예고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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