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사망자들의 신원확인 작업을 신속히 진행하고 이를 언론에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릴 것을 30일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일원으로서 말로 다할수 없는 슬픔과 무거운 마음을 느낀다"며 윤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 사항을 전했다.
◆"모든 일정·국정 최우선 순위, 사고수습"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가족을 잃어 슬픔에 잠긴 유가족분들과 부상자분들을 한분한분 각별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젊은 청년분들이 많이 숨진 것에 부모들의 심정으로 가슴 아파했으며, 정부의 모든 발표는 이러한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국민께 정확하게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부상자 치료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신속한 의료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외국인 사망자, 부상자와 관련해선 해당국 주한공관에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
오는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한 데 대해서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국민애도에 한마음을 모으는 것은 물론, 민간이라도 가급적 국가 애도기간 중에는 행사와 축제를 자제하는 방안에 대해 협조요청을 해 달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즉시 조기를 게양할 것도 지시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현재 전원 비상대응태세로 모든 일정과 국정의 우선순위를 이번 사고수습와 후속조치에 두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실시간 지시…'대국민 담화' 발표
대통령실은 앞서 사고가 발생한 29일 밤부터 비상대응 태세를 갖추고 윤 대통령의 긴급 지시를 언론에 전했다.
첫 메시지가 나온 건 29일 밤 11시 36분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 및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경찰청, 지자체 등에서는 전국 일원에서 치뤄지고 있는 할로윈 행사가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사장에 대한 안전점검 및 안전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하라"고도 했다.
30일 자정을 넘긴 12시 16분 공지에서는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DMAT) 파견, 인근 병원의 응급병상 확보 등을 속히 실시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2차 지시가 있었다.
새벽 1시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로 나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고,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을 화상으로 연결한 회의였다. 이 때 윤 대통령은 최우선 사안을 '환자 후송 및 구호'에 둘 것을 강조했다. 이에 "앰뷸런스 이동로를 확보하고 이를 위한 교통 통제 등을 바로 이행하라"는 지시가 나왔다.
새벽 1시 55분쯤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응급 구조 활동요원이나 통제관을 제외한 인원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대형 소방차량도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새벽 2시 30분쯤 한덕수 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긴급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신속한 신원확인 작업'을 주문했고, 한덕수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본부를 즉각 가동시킬 것을 명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에는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는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본건 사고의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장례 지원 ▲부상자를 위한 응급의료체계 총가동 ▲관계 공무원 1대 1 매칭 ▲동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고 원인 파악 ▲지역 축제에 대한 긴급 점검 실시 등을 발표했다.
이후엔 즉각 이태원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녹색 민방위복을 입은 윤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참모들과 함께 직접 현장을 둘러본 뒤 추가 지시를 내리고, 곧바로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부터 사고수습본부 회의를 비공개로 주재했다. 한덕수 총리는 이날 낮 12시 서울정부청사에서 서울시 내 합동 분향소를 설치,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 지급 등 주요 회의 내용을 긴급 브리핑했다.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지난 29일 오후 10시 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압사로 추정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이날 오후 1시 기준 151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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