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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쇼크에 부동산PF발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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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시장 차환 리스크 확대…회사채 발행 시장 심리 냉각"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단기간 내 이뤄진 금리 인상 영향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유동성 경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리 급등으로 소위 '돈 줄'이 끊긴 탓이다. 강원도 춘천 테마파크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를 촉매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PF자금 조달을 주선한 증권사를 비롯해 금융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원도 춘천 테마파크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로 인한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레고랜드 공식 개장 기념 행사. [사진=뉴시스]
강원도 춘천 테마파크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로 인한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5월 진행된 레고랜드 공식 개장 기념 행사. [사진=뉴시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가 지난달 29일 도래한 ABCP 대출채권 상환을 불이행하면서 불거졌다. 강원도 산하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지난 2020년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천50억원 규모의 ABCP을 발행했다. 이 ABCP는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다.

안전한 국고채 수준으로 평가받던 ABCP에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하자 시장에선 혼란이 일었다. GJC는 만기일에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고, 강원도는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며 법원에 GJC에 대한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강원도는 내년 예산을 편성해 보증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환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급속히 확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ABCP는 BNK투자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신한투자증권(550억원), IBK투자증권(250억원), 대신·미래에셋·삼성증권(각 200억원), NH·한국·DB투자증권(각 150억원), 유안타·KB증권(각각 50억 원) 등 증권사 10곳과 멀티에셋자산운용(100억원)이 이 ABCP를 편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강원도 레고랜드 ABCP 보증채무 미상환 사태로 단기 시장 차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회사채 발행 시장 전반에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며 "일부 우량 등급 수요예측에서도 수요를 채우기 어려울 수 있어 발행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F ABCP 기피 현상으로 차환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상 단기채권(유동화증권)은 상환기간이 되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상환 기간을 연장하게 되는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금리를 높게 제시해도 PF 채권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환이 막히면 증권사들은 자체 자금으로 해당 채권을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단기 자금 경색으로 흑자도산할 위험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증권사가 신용보강과 매입보장에 의해 차환발행해야 할 단기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6조7천억원이다. 다음달 10조7천억원, 오는 12월 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합산 규모는 82조5천억원에 달한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증권사가 신용보강과 매입보장에 의해 차환발행해야 할 단기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6조7천억원이다. 다음달 10조7천억원, 오는 12월 9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합산 규모는 82조5천억원에 달한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단기 PF 유동화증권(ABSTB, ABCP)은 나이스신평 평가 건 기준 이달 중 약 6조2천억원이 차환발행돼야 한다. 증권사 매입보장 약정의 경우 차환발행 위험만 증권사가 부담한다. 이 유형을 합할 경우 이달 말까지 차환발행돼야 할 단기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6조7천억원까지 늘어난다.

신용보강과 매입보장에 의한 증권사의 단기 유동화증권 차환발행 규모는 다음달 10조7천억원, 12월 9조7천억원이다.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합산 규모는 82조5천억원에 달한다.

나이스신평은 "유동화시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발행시장의 유동성위기가 각 거래참가자의 신용위험으로 전이되는 현상이다. 아직까지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차환발행물량이 어렵게 소화되고 있지만, 기간이 더 길어진다면 차환발행 중단으로 건설사,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달과 다음달 차환발행 물량이 집중돼 있으며, 현재 차환발행되고 있는 PF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1개월 내외로 단축되고 있는 현상은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시장 우려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와 함께 추가적인 안정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전일 1조6천억원 규모의 채안펀드 여유재원을 활용해 회사채 매입을 재개하고, 추가 캐피탈콜 실시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채안펀드 외에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차원에서 시행된 조치인 한국은행의 무제한 RP 매입과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증권금융 유동성 공급 등의 대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한국은행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와 CP매입기구인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재가동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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