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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시장격리 의무화법' 농해수위 통과…민주 단독 처리 (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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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원칙 없는 포퓰리즘" 항의…60일간 법사위 논의 예정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농해수위원장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농해수위원장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쌀 시장격리 의무화법)이 19일 국회 농해수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 10명 모두 찬성표를 던졌으며 국민의힘 위원들은 소 위원장과 민주당의 단독 처리에 항의했다.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 5% 이상 하락, 생산량 3% 초과 시 정부가 재량적으로 시행했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법안의 일방적 통과 방지를 위해 여야가 3대 3으로 숙의하는 제도)에 회부했으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 윤준병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장에 선출하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야당 몫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정부와 여당은 전날(18일) 당정협의를 통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여당 위원들은 이날 농해수위 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처리를 규탄했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2012년 태국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유사한 잘못된 쌀 수급 정책으로 재정 적자를 초래한 바 있다"며 "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공급 과잉을 초래한다. 원칙 없는 의무화는 포퓰리즘 정책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려는 게 아니냐"며 "법안에 대한 공청회도, 토론회도 없이 밀어붙인다. 합의 처리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바로 국민의힘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 농해수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우리도 (법안 처리에서) 토론회나 공청회를 추진하려고 했는데 안건조정위에 일방적으로 보낸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이라며 "본인들이 안건조정위에 보내 놓고 안조위 회의나 토론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도 쌀값 폭등을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어차피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합의가 안 되면 농해수위로 다시 (법안이) 넘어오게 되니 그때 다시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농해수위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법안의 체계, 자구 심사를 담당하는 법사위에서 최장 60일간 논의된다. 만약 법사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농해수위 의결(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을 통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농해수위 위원들은 농해수위 회의 종료 후 입장문을 내고 "쌀 시장격리 의무화는 쌀값을 물가정책과 연동하려는 재정당국의 재량권 남용을 방지하고 농가 소득 보장, 쌀값 안정화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유능하면 국민 혈세 1조원을 매년 쓰지 않아도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과거) 논타작물 재배지원사업(논에 벼 대신 콩 등 다른 작목을 심으면 보조금을 주는 사업)으로 4년 동안 수확기 평균 쌀값을 현재보다 높게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논타작물 재배지원사업 등으로 쌀 재배면적을 조정·관리하면 시장격리 의무화로 인한 과잉생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위원들은 "국민의힘은 소모적인 정치공세,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그간 양곡관리법 개정안 추진을 강조해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양곡관리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표는 농민에게 받고 쌀은 나 몰라라 하니 비참하다"며 "(민주당이) 본회의 의결까지 꼼꼼하게 챙겨가겠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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