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빅테크는 사업자 간 망 이용료 분쟁을 전가하는 것으로 (국내) 이용자에게 협박하고 있다. ISP(통신사)든 CP(콘텐츠제공사업자)든 간에 이용자를 볼모로 삼아서 투쟁하는 양상은 용납하기 어렵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가 6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4개 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말이다. ISP·CP 등 이해 주체를 떠나 이용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는 문제 소지가 있다고 했다. 사업자 간 분쟁이 이용자 피해 전가로 결론 나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말 한번 잘했다. 사업자 분쟁으로 인한 피해는 전가돼선 안된다. 통신사가 됐든, 콘텐츠제공사업자가 됐든 말이다. 구글은 유튜브 코리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망무임승차방지법)이 통과될 시 크리에이터에게 불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며 피해 전가를 시사했다. 사업자간 분쟁에 크리에이터 등 이용자를 끌어들인 셈이다.
국회 여야 다수 의원이 발의한 망무임승차방지법은 크리에이터 등 일반 이용자도 돈을 내라는 법이 아니다. 넷플릭스·구글은 한국 기업이 구축한 망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정당한 이용료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법이다. 한 마디로 구글은 원안 취지를 왜곡해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
망무임승차방지법을 두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망무임승차방지법 반대서명운동에 참여를 독촉하고 있고,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료와 관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트위치는 한국 내 동영상 원본 화질을 최대 720p로 조정한다고 밝힌 뒤 실제 한국 서비스의 화질을 제한했다.
결과적으로 구글은 사업자 분쟁에 한국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정부와 국회는 입장을 정립하고 이용자 피해 방지를 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조 간사가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에게 주어진 법률상 권한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한 이유다.
조 간사는 한 위원장과의 국정감사 질의에서 "사업자들끼리 이용료 분쟁이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것으로 빅테크는 협박을 하고 있다. 정치투쟁이라고 본다"며, "이용자를 볼모로 삼아 일종의 정치 투쟁을 하는 양상은 용납하기 어렵다. 이용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망 사용료 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수년 간 민간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법원으로, 법원에서 국회로의 과정을 이미 거쳤다. "민간 기업 간 갈등을 정부가 개입해 입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문제다"와 같은 장경태 과방위 위원(더불어민주당)의 발언은 공회전에 불과하다. 이젠 정부와 국회가 분명한 입장과 대응을 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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