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올해 가을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아이오닉 6'와 'EV6 GT'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폭스바겐이 국내에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 모델 'ID.4'를 내놓았고,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도 연이어 전기차 신차 출시에 대거 나섰다.
2일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등록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9만9천80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7천990대)보다 72.1% 급증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딜로이트가 발간한 '2022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1천12명 대상) 중 25%는 다음 구매 차량으로 배터리 전기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아이오닉 6'는 사전계약 첫날 3만7천446대의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완성차 모델의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현재까지 5만 대 안팎의 계약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아이오닉 6' 국내 판매 목표량인 1만2천대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공기 역학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아이오닉 6'는 킬로와트시당 6.2km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소비 효율이 장점이다.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 트림을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24km에 달한다. 사륜구동 기준으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 5.1초의 고성능도 갖췄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에는 18분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기아도 전기차 전용 플래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모델 EV6의 고성능 모델 'EV6 GT'를 다음달 4일 출시한다.
'EV6 GT'는 기존 EV6 대비 성능을 대폭 높인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를 조합해 역대 최고 수준의 동력성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사륜구동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EV6 GT는 최고출력 270킬로와트(kW)·최대토크 390Nm의 후륜 모터와 최고출력 160kW·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를 더해 합산 430kW(585마력)의 최고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3.5초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는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최고속도 260km/h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EV6 GT에 적용된 고성능 모터의 분당 회전수(rpm)는 최고 2만1천회에 달해 저속에서부터 최고 260km/h까지 모든 속도 영역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 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전기차 세단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BMW는 플래그십 전기차 세단 'BMW i7'을 올해 11월부터 국내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7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한 BMW i7은 7시리즈의 풀체인지 모델을 기반으로, BMW의 5세대 eDrive 시스템이 적용돼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7초,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주행거리는 625㎞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71㎞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 세단 '더 뉴 EQE'를 출시했다. '더 뉴 EQE'는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EVA2'를 바탕으로 개발된 두 번째 모델이다.
국내에 최초로 출시되는 모델은 '더 뉴 EQE 350+'로 88.89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215kW, 최대토크 565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170kW 출력의 급속 충전과 8.8kW 출력의 완속 충전을 지원하며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2분이 소요된다.
폭스바겐그룹은 한국 전기차 시장을 전동화 전략을 펼치기 위한 핵심 시장으로 콕 집었다.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Toolkit)를 적용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연이어 출시하며 한국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더 뉴 아이디 Q4 e-트론 40'과 '더 뉴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40'을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아우디 e-트론은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기차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바탕으로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쳐' 기능을 탑재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최신 안전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82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68km(Q4 e-트론), 357km(Q4 스포트백 e-트론)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폭스바겐 ID. 4'는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SUV 모델로, 폭스바겐은 유럽을 제외한 첫 수출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E-모빌리티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ID. 4'는 도심형 e-SUV로,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와 최적화된 에어로다이내믹스, 현대적인 라운지 컨셉 실내 공간 등으로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82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05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급속 충전 시 약 36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틸 셰어(Till Scheer) 그룹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전략을 통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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