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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BTS 인기 안부럽네"…'식판 경영' 나선 이재용, 임직원과 '소통'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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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삼성' 도약 위해 내부 조직력 강화 나선 듯…활발한 현장 경영 속 소통 집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대박, 멋있어요, 환영합니다."

삼성SDS 한 직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잠실캠퍼스에 모습을 드러내자 조르르 달려가 사인을 요청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이 부회장은 그의 요청을 뿌리치지 않고 흔쾌히 수락하며 사인과 함께 '삼성SDS 화이팅'이란 글자를 남겼다. 이후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해당 직원은 "가보로 남기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복권 이후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번째 현장 경영지로 삼성SDS를 택한 후 구내식당에 또 모습을 드러내 임직원들의 열띤 환영을 받았다. 올 연말 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다른 직원과 함께 식사하는 '식판 경영'을 통해 내부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는 한편,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본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를 찾은 것을 두고 재계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첨단 물류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비롯해 각종 IT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삼성SDS가 클라우드 사업에서 초고속 성장세를 이루는 등 그룹 내에서 각광 받고 있다는 점이 이 부회장의 발길을 이끌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이번 삼성SDS까지 4번의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이 중 구내식당은 3번 찾아 '식판 경영'에 나섰다.

이날 삼성SDS 구내식당에서 이 부회장이 점심식사 메뉴로 택한 음식은 '저염식 가마솥 황태 곰탕'으로, 삼성SDS 경영진도 자리를 함께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5분간 식사를 즐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구내식당 퇴식구부터 환영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였다"며 "이동이 어려웠을 정도"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직원들이 여러 차례 최고 경영진을 둘러싸고 셀프샷을 요청하며 동선을 가로 막았으나, 이 부회장이 밝게 웃으며 일일이 촬영에 응해줬다"며 "식당을 가득 메우다시피 한 직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 셀피와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에도 경기도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하기 전 구내식당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에서도 구내식당에 모습을 드러내 일본식 비빔밥인 '마제덮밥'을 직접 식판에 받아 먹었다. 식사 시간은 약 20분 정도로 길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평소 구내식당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며 "시간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서울 태평로 사옥에 입주해 있던 2008년까지 종종 바로 옆 삼성생명 지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농단 사건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2018~2020년에도 구내식당을 많이 찾았다. 그 기간 동안 알려진 것만 총 9번이다.

특히 2018년 6월에는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진행해 주목 받았다. ▲2019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화성사업장, 온양사업장과 상일동 삼성물산 ▲2020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삼성전자 반도체 자회사 세메스의 천안사업장,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등을 방문했을 때도 모두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각 계열사에 나타나 구내식당을 찾는 것을 두고 재계에선 일종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챙기지 못한 반도체, 건설, TV 등 주요 사업 현안을 면밀하게 살피면서도 임직원들과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부회장은 각 계열사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임직원들과 활발한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 단지 기공식에선 지난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당시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직원이 이 부회장에게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해당 직원의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했다. 또 간담회를 마친 뒤 직원 한 명, 한 명과 독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 모습은 5일 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에서도 연출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 한 명, 한 명의 촬영 요청에 응했다"며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일일 카메라맨'이 돼 기념사진을 촬영해주기도 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DX부문 MZ(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져 주목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한 임직원의 영상편지 요청에 바로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에 나서는 한편, MZ세대 여직원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손으로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4'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하자 바로 본인 휴대폰을 꺼내어 같이 포즈를 취해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한 남직원이 차 관련 마니아라고 말하자, 스마트폰 속 본인이 개조한 차 사진을 직접 보여주며 자랑하기도 해 주목 받았다.

이후 진행된 전략 제품 보고는 차세대 전략 제품에 참여한 제품·서비스 기획, 플랫폼 및 S·W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의 MZ세대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설명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에선 '파격 행보'로 평가했다.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앞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앞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이 부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인재 중심 경영'과 맞닿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뉴삼성' 비전 실현을 위한 수단 중 하나란 해석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2026년까지 450조원을 투자하고 약 8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히며 '뉴삼성' 비전을 드러냈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를 위한 전략 재정비가 시급한 데다 대형 인수·합병(M&A)에 대한 업계 내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멈춰 있던 삼성의 '경영 시계'의 속도를 다시 높이기 위해선 임직원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연내 회장 취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활발한 소통을 통해 내부 조직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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