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관한 기준이 이르면 이달 중 구체적으로 공개된다. 해당 세그먼트는 코스닥 상위 5%의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다.
당초 거래소는 세그먼트에 편입될 기업을 선정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활용하기로 했으나, 이번에 발표될 기준은 지배구조(G)에만 중점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피 상장사와 비교할 때 ESG 대응 역량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코스닥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향후에는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도 만들어져 다양한 상장지수상품(ETP)들이 출시될 전망이다.
11일 아이뉴스24 취재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이르면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세그먼트는 시장 브랜드는 동일하게 공유하지만, 소속 기업의 특성에 따라 진입·퇴출 등이 독립적인 부분 시장이다. 코스닥 내 별도의 시장 개념인 셈이다. 해당 세그먼트에는 코스닥 상위 5%에 해당하는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다.
해당 세그먼트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영업실적 ▲지배구조 ▲유동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세부적인 수치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기업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기준은 동일하다"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준이 발표된 이후에는 기업들의 신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서는 우량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해 코스닥 대표 기업군을 형성하는 데 취약했다. 또한 시장 내 상장 기업이 많아 정체성이 모호하고, 횡령·배임 등 사건·사고가 잦아 시장 신뢰도가 낮다는 문제 제기도 지속됐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기피한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닥 상장사는 1천573개사다. 상장사 수가 2천개 이상인 미국·중국·인도·일본에 비해서는 적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많은 수준이란 평가다. 또한 올해 들어 2천215억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휴센텍, 세영디앤씨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태다.
이에 거래소는 선별된 기업들로 구성된 세그먼트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평판 향상과 외국인 투자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다만 당초 거래소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될 기업을 선정할 때 ESG 기준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지배구조만 고려될 전망이다. 코스피 기업보다 ESG 대응 역량이 부족한 코스닥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초보적인 상태"라며 "유가증권시장도 공식적으로 지배구조(G)만 반영하고 있고, 아직 E(환경)와 S(사회) 관련해서는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이번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도 지배구조만 반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종목들로 지수가 만들어지면 이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금융투자상품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들로 만들어진 지수가 나와도, ETF 상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다양한 상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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