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입주권 거래도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 금지에 규제지역 제한,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거래 억제 요인들이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반대로 철옹성 강남권 시장에서는 입주를 앞둔 단지들의 분양권 가격이 1년 만에 5억원이 넘게 오르거나, 약 30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채 시장에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5월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모두 38건으로 집계됐다. ▲1월 8건 ▲2월 7건 ▲3월 9건 ▲4월 9건 ▲5월 5건 등으로 지난 6월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기한(30일)이 남아있어 확정치는 아니지만 5건에 불과하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규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분양권 시장도 함께 영향권 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전국에서는 아파트 분양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분양·입주권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었으나, 지난 2017년 6월 서울 전역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금지하고, 분양권을 주택수에 포함, 거래에 대한 세제 부담도 늘리면서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 조성됐다.
분양권 시장도 손발이 묶이면서 서울에서는 거래건수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강남권에서는 입주를 앞둔 아파트들의 분양권이 고가에서 여전히 거래되거나 점차 몸값을 올리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분양된 강남권 최대어 '래미안 원베일리(2023년 8월 입주 예정)' 전용 84.98㎡ 입주권이 올해 3월 38억7천407만원(18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동일면적대 입주권은 지난해 8월 33억5천만원(27층)에 팔렸는데, 해가 바뀌면서 5억원이 넘게 오른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공급 당시 주변 시세의 60% 수준에 불과한 분양가로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로또 청약'을 노리는 청약 수요와 실거주 의무 예외에 따른 이른바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전용면적 46~234㎡ 2천990가구 규모의 단지다. 이 중 전용면적 46~74㎡ 224가구가 일반에 풀렸는데 전용 74㎡가 15억8천~17억6천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래미안 원베일리 맞은편에 있는 '반포르엘'은 지난 2019년 분양, 올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다. 당시 84㎡가 약 16억원대에 분양가가 정해졌는데, 내달 입주를 앞둔 단지의 동일면적대 매물의 입주권은 38억~40억원대에 시장에 나와 있다. 분양가보다 약 24억원이 오른 수치다. 또 다른 일부 면적대의 경우 28억3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대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들 단지의 경우 강남권에서도 노른자로 손꼽히는 지역에 들어서 있는데, 일부 전매제한 물량은 제외하고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시장에 거래절벽과 관망세가 깔려있어 예전보다 쉽게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현재 나온 입주권들의 실거래가 진행될 시점이 터닝포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종 부동산 규제가 수년 전부터 적용됐고, 거래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을 큰 변화는 아직 감지 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강남권은 일반 매매, 분양권 거래 모두 고점에서 일부 조정되면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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