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소비심리 위축으로 IT 기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생산 주문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 국내 파운드리 업계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8인치 파운드리 수요는 하반기 이후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8인치 웨이퍼 공정의 경우 90~95% 수준까지, 12인치 웨이퍼도 성숙 공정(90나노미터 이상)을 중심으로 가동률이 10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최첨단 미세공정인 4~5나노미터 주문의 경우 각종 신제품의 영향으로 풀 가동을 이어간다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5나노 이하 선단공정을 하는 TSMC나 삼성전자보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인치 웨이퍼는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공급 문제가 커지면서 재조명 받았다. 8인치 웨이퍼가 투입되는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 극심한 공급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으로 휴대폰, 가전 등의 수요가 감소했고 완제품 업체들도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도 생산 주문을 줄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DB하이텍,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8인치 파운드리 업계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상장사인 DB하이텍은 2분기에 매출 4천억원대로 정점을 찍고 내년 1분기 이후부터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IT용 반도체 수요 둔화로 8인치 파운드리 공급부족 폭은 완화될 것"이라며 "2019년부터 진행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2023년부터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파운드리 계약이 통상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는 걸 감안하면 올해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내년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DI, MCU 등의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했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소화해야할 주문량이 많다"며 "가격 사이클에 대비해 공격적인 증설까지는 단행한 건 아니라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요가 넘쳤을 때도 국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마진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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