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文 안보실이 지침"…김병주 "尹 안보실이 개입"
대통령실·국방부, 개입 사실 부인…檢 '월북 판단' 수사 착수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월북' 공방이 전·현 정부 안보라인의 책임론으로 확산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피해자를 월북으로 몰았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경과 국방부가 월북 판단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안보실의 개입이 있었다며 역공했다.
1일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서해 피격 진상 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하태경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보실이 정부 각 부처에 월북 몰이를 주도한 증거를 확인했다"며 "(사건 당시인 2020년 9월) 24일 안보실이 외교부와 전 재외공관에 뿌리라고 내린 지침서에 '극단적 선택 가능성보다 월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리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서훈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3명의 책임을 거론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TF'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합참 관계자들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 안보실이 (해경과 국방부의) 판단 번복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다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TF는 합참이 지난 5월 말께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신인호 안보실 2차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에게 사건 당시 군 특수정보(SI)를 열람하게 하고 당시 합참 정보본부의 종합 보고서 내용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TF는 지난달 29일에도 윤석열 정부가 '월북'이라는 판단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이 깊게 연루돼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라며 즉각 반박했다.
여야의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검찰은 최근 감사원에 이어 서해 사건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최창민)는 서해 사건 유족이 각종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유족은 검찰에 해경 초동수사 자료, 선원 진술조서, 국방부 회신 자료,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해당 자료들을 검토한 뒤 유족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달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을 고발했다. 유족들은 청와대에서 피해자를 월북으로 단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해 사건 피해자의 형 이래진씨는 황희·김철민 민주당 의원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월북 인정을 권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야와 유족, 전·현 정부가 얽힌 서해 사건 관련 의혹은 결국 당시 NSC회의록이나 국방위 회의록, SI 등 관련 정보의 공개로만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유족과 여당은 야당에 서해 사건 당시 기록과 관련된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협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려면 국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 또는 서울고등법원장의 영장이 필요하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기록물 공개보다는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 회의록이나 SI의 일부 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 우리는 국가 안보 등 민감한 상황을 고려해 제한적인 공개를 주장하고 있고, 우리가 공개를 주장하는 정보만으로도 의혹은 충분히 해소된다고 생각한다"며 "원(院)구성 협상 이후 여야 간에 구체적인 (정보)공개 범위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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