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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리사이클 시장 급성장…대기업들, 앞다퉈 신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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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87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배터리·소재 업체 투자 확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보관 중인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사진=김종성 기자]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보관 중인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사진=김종성 기자]

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4천억원에서 2025년 3조원 규모로 연평균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연평균 26%의 성장세를 보이며 2040년에는 87조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전기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2030년부터는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가 연간 10만개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불안정하고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광물의 가격 변동성도 커지면서 폐배터리의 재활용은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소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로, 전기차 내에서 배터리의 원가 비중도 59%로 높다"며 "소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가격이 오르는 상황인데, 전기차의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는 소재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재활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각국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움직임도 폐배터리 재활용의 필요성을 높인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생산시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했는데 2030년 기준 새 배터리 제조 시 코발트 12%, 니켈 4%, 리튬 4% 이상을 반드시 재활용 소재를 써야 한다.

이에 폐배터리 순환 경제 구축 등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북미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10년 동안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밖에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해당 시스템을 충분히 테스트해 수명이 남은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동력으로 BMR(Battery Metal Recycle)을 선정하고, 최초 개발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차원에서도 SK온, SK에코플랜트, SK렌터카 등과 협력해 전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라이프사이클'에 걸친 폐배터리 순환경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0년 천안·울산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형태다. 회수된 광물 원자재는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전달돼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된다.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의 해외 거점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원자재 재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OCI와 함께 전기차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미국 텍사스주에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ESS 큐브를 설치하고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

소재 업체들도 앞다퉈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폐배터리에서 양극 소재를 수거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에 지난해 300억원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159억원을 추가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도 기존 비철금속 제련 기술력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계열사 켐코가 LG화학과 전구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총 2천억원을 투자해 폐배터리와 폐기물 등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금속이 적용된 전구체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엘앤에프도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에 3000만달러(약 390억원)를 투자하고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메탈·리튬 공급, 전구체·양극재 분야 협력을 진행 중이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들은 배터리 원재료 채굴, 제련 비용 절감을 위해 일찌감치 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우리나라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며 "폐배터리 기준부터 확실히 정하고, 제대로 된 배터리 회수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폐배터리 산업 육성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중국 등 배터리 원자재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높아 재활용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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