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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박준경 3세 경영 굳히기…사내이사 선임 후 체제 본격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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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1일 임시주총 열어 사내이사 선임안 등 의결…'조카의 난' 박철완 전 상무는 '반발'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영업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3세 경영 본격화에 나선다. 다만 '조카의 난'이라 불리며 박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철완 전 상무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사진=금호석유화학]

27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 달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5월 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임시주총에서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의결되면 금호석화는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금호타이어 회계팀을 거쳐 2010년 금호석화에 합류했다. 이후 해외영업팀, 수지영해외영업, 수지영업담당 등을 거쳐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이 그동안 국내외 영업을 모두 경험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4천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24.3% 늘어난 2조4천68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금호석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천407억원으로, 지난해 말(6천229억원)보다 2천178억원 늘었다. 지난 2020년(4천182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재무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순차입금비율은 2020년 14%에서 올해 2.2%로 11%p 넘게 낮아졌다. 차입금이 올해 1분기 9천552억원으로 2020년(8천601억원)보다 늘었지만 증가한 현금이 이를 상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달 초 향후 5년간 6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기존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박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으로 회사의 신규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에 '오너 리더십'이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철완 전 상무가 금호석화 임시주총에 크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이른바 '조카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점은 부담이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석화의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금호석화는 지난 10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등 결원이 생김에 따라 임시 주총을 열게 됐다"며 임시주총 계획을 공시했다. 임시주총에서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권태균 전 조달청장과 이지윤 전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과장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건도 다룬다.

박 전 상무는 통상 주주제안은 주총 개최 6주(42일) 전에 주주제안을 발송해야 한다는 상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경영진이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41일 전에 임시 주총 소집공고를 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가 법 규정을 교묘하게 회피하며 지난해와 올해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있다"며 "지난해 6월에 이어 또다시 임시주총을 통해서 기존 임기가 남아있는 이사를 사임시키고 새로운 이사로 교체할 경우,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 선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상무는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액 배당 등 주주제안을 통해 박 회장 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당시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배당안과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모두 통과된 반면, 박 회장 측과 '조카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 전 상무의 주주 제안은 부결됐다.

박 전 상무(8.58%)는 박은형·은경·은혜 씨 등 세 명의 누나, 모친 김형일 씨,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10.22%다. 그러나 박 회장(지분 6.73%)과 아들 박 부사장(7.21%), 딸 박주형 전무(0.98%) 등의 지분을 합치면 총 14.92%로 박 전 상무 측보다 많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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