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민주당, 팬덤정당이 아닌 대중정당으로 만들 것"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다른 의견을 내부총질이라 비난하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자들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이르면서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통해 중도층 유권자에 호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요즘 전국을 돌며 유세 현장을 다니고 있다. 시민의 격려도 많았지만 민주당이 왜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책도 많았다"며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없지만, 한번 더 저 박지현을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 나가겠다. 반성하고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강성 지지층 문제와 관련해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이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소위 '개딸(개혁의딸)' 등 이른바 '팬덤정치'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팬덤정치라고 하는 것이 저는 지금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 사람의 정치적 공약 같은 지점들을 더 봐야 하는데도 맹목적인 충성이 지금 굳혀지는 거 같아서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나타나고 있다. 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드는 게 지금 우리 정치권이 해야 할 그런 과제가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팬덤정치 결별 선언 외에도 ▲민주당 내 청년정치 강화 ▲당내 비위에 대한 엄격한 대응 ▲차별금지법(평등법), 연금개혁의 추진 등을 약속했다.

우선 당내 청년정치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청년에게 무엇을 해주는 정당이 아니라 청년이 권한을 갖고 당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제도를 만들겠다"며 "지방의원, 보좌진, 원외지역위원장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청년정치인을 육성하는 시스템 만들고 당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유능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내 비위와 관련해서는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고 밝히며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고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주장하고는 "민주당의 진짜 대의는 범죄 피해자를 지키고, 기회를 잃은 청년에게 다시 그 기회를 돌려주고 성실하게 살아온 서민을 앞장서서 보호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민주당이 나아가야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화상회의 중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윤리심판원 징계가 선거 이후로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최 의원의 2심 재판으로 인해 소명 절차가 연기된 것으로 보고받았다"면서도 "금주 중으로 소명 절차를 거치도록 지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의원을 향해 "당내 의원이 한 번 미룬 만큼 (지시에) 따라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하며 "당내 충분한 논의과정은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번 미뤄진 만큼 (소명 지시) 조치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평등법을 만들겠단 약속을 15년째 지키지 않았고, (지금) 평등법 제정을 위한 활동가들의 단식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약속을 했으면 지키겠다. 국민 앞에 솔직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하며 "사회적 불평등 해소, 연금개혁과 같은 다음세대를 위한 당면과제 역시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자리에만 목숨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에게 사랑받고 유능한 민주당이 되겠다. 저희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호소문 낭독을 끝낸 뒤에도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외에도 청년·여성 공천 확대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과 함께 이른바 '586' 등 당 내 기득권 쇄신 방안 논의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