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정의당이 17일 전날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제기한 '성폭력 은폐'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강 전 대표가 정의당의 입장을 다시 재반박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저녁 강 전 대표가 성폭력 사건을 주장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당은 긴급 대표단회의를 소집해 해당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당대표가 묵살하고 은폐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지난해 11월과 최근에 두 차례의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모 광역시도당 A위원장과의 술자리에서 있었던 신체접촉을 여영국 대표가 묵살했으며, A위원장이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로 출마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B씨에게 또 다른 성폭력을 당해 당내에 신고했다고 고백했다.
이 대변인은 A위원장과의 신체접촉 사건에 대해 "강 전 대표가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에게 '성폭력으로 볼 문제는 아니지만 엄중 경고와 사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에 대표단회의 결정으로 A위원장에게 경고했으며 젠더인권위원장이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표는 사과문을 확인한 후 '내용이 괜찮고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젠더인권위원장에게 답을 보내왔다"고 밝히며 당은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조치를 이행했고 사건을 묵살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A씨의 공천은 젠더인권위원장이 당시 강 전 대표가 성폭력으로 규정하지 않았던 것을 근거로 성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강 전 대표가 신고한 청년정의당 당직자 B씨의 성폭력 문제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엄정한 징계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강 전 대표는 정의당의 입장 발표 뒤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를 상대로 이런 입장을 내는 것이 2차 가해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이냐"며 당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그는 "저는 그 사건(신체접촉)에 대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한 적이 없다"며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그 자리(대표단회의)에서 안 썼다고 성폭력이 아니게 된단 말인가. 그리고 당시에 정말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면, 가해자로부터 사과문을 받아 전달해주는 역할을 왜 젠더인권특위가 맡은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이어 A씨의 공천에 대해서도 "심사 과정에서 그 누구도 저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저는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해준 적이 없다. 제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했으므로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그럼에도 당이 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가해자의 지방선거 공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리고 청년정의당 당직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직무대행이 저에게 아무런 사과와 유감의 표시를 하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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