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속에서도 유럽에서 특허를 이전보다 더 많이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이 인텔, 퀄컴, TSMC, 소니 등 내로라하는 IT 업체들을 제치고 전 세계 기업들 중 두 번째로 유럽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유럽 특허청(EPO)이 발표한 '특허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특허 출원 수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9천394건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성장세는 지난 3년 대비 한풀 꺾였지만, 디지털 통신과 반도체 같은 주요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반도체 분야에서 특허 출원을 전년 대비 36.2% 늘리며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비중도 2017년 12%에서 지난해 18%로 끌어 올렸다. 이는 반도체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국가들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기업 중에선 삼성이 전년 대비 57% 더 많은 반도체 특허를 출원하며 반도체 분야의 전체 특허 출원 중 13%를 홀로 기록했다. 이는 각각 3%대의 비중을 차지하는 2위 인텔 및 3위 TSMC의 기록을 훨씬 웃도는 확고한 1위다.
삼성은 전체 특허 출원 수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특허 출원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총 3천439개로, 한국 기업 중 유럽 특허청 최다 출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LG(2천422개), KT&G(233개), 포스코(168개), SK(138개)도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 글로벌 순위에선 삼성이 지난 2020년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한 계단 하락한 2위를 기록했다. LG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3위를 유지했다. 중국 화웨이는 전년도 2위에서 지난해 1위에 등극했다.
유럽 특허청은 2021년에 총 18만8천600 건의 특허 출원을 받았다. 이는 2020년에 소폭 감소(0.7%)를 기록한 후 4.5% 반등한 수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흐름을 증명하듯 디지털 통신과 컴퓨터 기술이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백신과 여타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많은 혁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제약과 생명 공학 분야가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유럽 특허청에서 가장 많이 특허 출원한 분야는 디지털 통신(전년 대비 8.4% 증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0년 선두였던 전자 기기 및 도구, 에너지(전년 대비 4% 감소) 분야는 지난해 2위로 밀려났다. LG는 시그니파이, CATL, 삼성 등을 제치고 전 세계 기업들 중 전자 기기 및 도구, 에너지 분야 1위 특허 출원인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유럽 특허청 회장은 "지난해 많은 특허 출원은 혁신의 탄탄함, 유럽과 전 세계 혁신가들의 창의성 및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다수의 디지털 기술 특허 출원 및 높은 성장률은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